이미 지난달에 확정한 것이지만, 사실 5월 초에 뉴올리언스(New Orleans)로 휴가를 떠난다. 왜 하필이면 5월 초냐? 바로 재즈의 본고장인 뉴올리언스에서 2주간 걸쳐 진행되는 New Orleans Jazz & Heritage Festival 를 경험하기 위해서이다.


재즈를 좋아하는 내가 반드시 가 봐야 할 미국 도시로 뉴올리언스와 시카고, 그리고 뉴욕을 꼽을 수 있을텐데, 지금까지 뉴욕은 비교적 자주 간 편이고 시카고는 '언젠가는 원치 않아도 갈 일이 있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도시'이다. 이에 반해 루이지애나 주에 있는 뉴올리언스는 특별히 거기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지 않는 이상 따로 갈 일을 만들어야만 방문할 수 있는 도시였고, 그것이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른 시기에 휴가 일정을 잡기가 애매해질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하여 5월 4일부터 7일까지 주말을 껴서 3박4일간 재즈의 본고장인 뉴올리언스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결정했고 지난달에 이미 교수님의 승인을 받았다. 승인이 떨어진 당일 티켓마스터 사이트에서 이틀치의 재즈 페스티벌 티켓을 구매했는데 희한하게도 (요즘 시대에) 티켓 수령 방식이 우편 수령 외에는 불가능했다. 왜 핸드폰으로 전송을 안 하나 투덜거리면서 구매 버튼을 누른지 2주 정도 지났나, 오늘에서야 실물 티켓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뉴올리언스는 내가 머물고 있는 미네소타와는 완전히 다른 동네이다. 우선 남동부에 위치하여 굉장히 덥고 습한 편이다. 바닷가에 있기 때문에 해산물 요리가 유명한데 미네소타에서는 상상도 못할 음식들을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이 동네의 역사 및 인구 구성은 다른 미국의 주들과 비교해 봤을 때 굉장히 독특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러한 색다른 사회문화적 토양을 기반으로 재즈라는 멋진 음악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동안 어떤 핑계를 대면서 이 지역을 방문할 수 있을까 고심하고 있었는데 마침 적당한 시기에 연례적으로 개최되는 재즈 페스티벌이 있으니 더이상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다.


아직 한달 정도 남았지만 경험상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어느새 휴가가 목전에 닥쳐서야 이것저것 부산스럽게 준비하며 정신이 혼미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휴가는 온전히 재즈 페스티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냥 그 곳에서 음악만 듣느라 시간을 보내도 아름답게 기억될 것 같다. 재즈의 발상지에서 경험하는 재즈의 세계 ― 생각만 해도 두근거리지 않는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