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강의 교육 서비스가 11월부터 시작했는데, 주어진 금액 내에서 자유롭게 강의를 한 달에 한 번 들을 수 있었다. 스페인어를 할까 일본어를 할까 하다가 어차피 스페인어는 내년 5월 DELE B1 시험에 맞춰서 감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에 그건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일단 급하다고 생각한 일본어를 하기로 결정했었다 ― 고백하건대, 여기에는 기존에 보존 중이던 일본어 지식이 더 이상 망실(忘失)되어서는 안 된다는 불안감 및 이 업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본 과학기술 및 산업계 사람들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해야한다는 일말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문법보다는 일단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을 먼저 익혀놓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이장우 씨가 강의하는 '기절초풍 비즈니스 일본어'를 선택해서 수강하게 되었다. (어차피 문법서적은 따로 사서 공부하면 된다, 그리고 물론 하고 있다.)


일단 알아두면 좋을 것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좋다. 공항에서의 마중, 호텔 이용, 전화 등등 실제로 쓰일 법한 상황에서 어떤 표현이 오가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고 또 책에 있는 것 외의 것들도 자세하게 풀어서 이야기해주니 일석이조. 그런데 내가 한가지 간과한 게 있었으니 바로 일본어에도 한국어처럼 겸양과 존경의 표현이 굉장히 빈번하게 쓰인다는 점. 그래서 아무리 오십음도(五十音圖)를 알고 한자를 다소 이해한다 하더라도 이게 도대체 어떤 표현인지 혹은 무슨 상황에서 말하는 건지 (나를 낮추는 것인지 남을 높이는 것인지) 굉장히 헛갈리게 되었다. 아무래도 일단은 '일본인들은 저렇게 말한다더라'라고 닥치고 알아둔 뒤 나중에 문법서를 통해 이를 보충 공부해야 할 것 같다.


내게 일본어는 진입장벽이 무척 낮은 편이다. 이미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배웠으니 일본어 표기에 쓰이는 가나(仮名)를 이미 다 외워 알고 있고, 아주 기본적인 문형(文形)과 중고등학생 때 배운 한자는 적어도 1,000자 이상 알고 있으니 새로운 것을 보더라도 '대관절 이게 무엇이람?'이라는 느낌보다는 '아, 저건 저런 건가보다.'하는 느낌이 더 든다. 게다가 일본어의 표현과 어순은 한국어의 그것과 굉장히 유사하지 않은가! 마치 미네소타에서 같이 일했던 노무라(野村)씨가 '아니, 한국에서도 그렇게 표현해?'라고 놀라워하듯이 나도 종종 '아니, 일본에서도 이렇게 말하네!'라고 감탄할 때가 적지 않다. 더불어 다양한 외국어를 접하다보니 일본어의 특징적인 발음 변화나 활용 그러니 여태까지 배웠던 그 모든 외국어들보다 훨씬 더 쉽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렇게 1년이고 2년이고 조금씩 하다보면 나중에 일본인을 만났을 때 '어, 이 사람 좀 배웠나보네?'할 정도가 되지 않을까? 미네소타에서 일본인과 즐겁게 교류한 기억이 좋게 남아서 앞으로도 좋은 일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회사에서 지원해 주고 시간이 있을 때 짬을 내어 열심히 배워둬야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