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에서 '마치고' 온 마지막 일에 대한 논문 투고가 지난 7월에 있었고, 이번달 초에 런던으로 떠나기 전 편집장으로부터 수정(major revision)을 요구하는 메일을 무려 7주차가 되어서야 받게 되었다. 원래 24일까지 제출을 요청받았지만, Ellison 교수가 따로 부탁을 했는지 제출 일자가 연장되어 30일까지로 되었다. 하지만 어쨌든 예정된 일자를 맞추기 위해 어제 저녁 ― 글을 쓰다가 딴짓을 하다보니 자정이 넘었네. ― 에 최종본을 미네소타 측으로 보냈다.


그런데 기분이 참 묘했다. KIST에 온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 곳에서 내가 무엇을 했나 싶은 생각도 들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것이 하나하나 남아있다는 것이 위안을 주기는커녕, 내가 이곳에서 도움이 될 만한 연구원으로 지내고 있는지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 기분이 퍽 상했다. 뭐 연구원 생활을 짧게 하고 말 것이 아닌 이상 1년간은 잘 탐색하면서 이곳의 분위기와 연구 주제들을 파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고 있고, 또 새로운 환경에서 약간의 마비(?)와도 같은 증상이 초기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조급증 비무레한 것이 들었다. 그나마 연구실에서 일하는 학생의 논문 작성 및 교정 등을 봐 주면서 이 분야 연구의 즐거움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 다행이랄까나?


내가 아무리 박사를 했고 포닥을 했고 정출연 연구소에 들어왔기로서니, 다른 연구원분들이 볼때에는 아직도 한참 배우고 도전해야 할 게 많은 어린 박사겠지. 너무 감상적인 생각에 젖지 말고, 지금 주어진 일들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이만 자리에 들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