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지 못한 이유를 그저 이런저런 일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는 핑계와 함께 시작한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닌 것이 연말은 굉장히 다양한 이유로 바쁘다.


우선 교회일. 유난히 교회 일이 많았던 한 달이었다. 서울교구 성가 합창제가 8일에 있었고, 14일에는 매달 진행하는 저녁 기도를 주관했다. 세실대학 종강기념 마지막 강의 및 뒤풀이 행사는 강화도의 강화성당에서 15일에 있었고, 매주 최소 두 번은 성서통독을 위해 자료를 편집하여 밴드에 올려놓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녁기도를 위한 기도문을 전자파일로 정리하느라 하룻밤을 까맣게 다 태운 날도 있었는데 성과가 어느 정도 있어서 만족이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기독교인에게는 최대의 행사 중 하나인 성탄절이 있으므로 전날 있을 행사들(저녁기도, 환영행사, 감사성찬례)을 위한 준비는 빠짐이 없어야 했다. 아울러 성탄절과 연말에 해야 할 일정들도 짜 놓고. 


그리고 송년회. 내가 탁구 및 볼링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면서 지난 주에는 센터 송년회를 포함하여 총 세 번의 송년 모임이 연달아 있었다. 그 와중에 사람도 만나고 인사도 하고.


연구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고 해야할까 ㅡ 12월 첫 두 주간 진행한 실험이 올해 전체 수행한 실험 중 가장 값진 실험들이었다. 일단 리그닌의 화학적 개질이 성공적으로 가능함을 보였고, 그 이후의 과정 또한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12월 말과 1월 초에 연수생, 인턴 학생들이 연구에 참여하여 2월까지 연구실 생활을 같이 하게 되는데 그 동안 학생들이 연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생각이 든다. 본격적인 박사과정을 진행할 학생들이 아니므로 다소 서툴수는 있고, 그리고 큰 동기를 가지지는 않은 상황일 테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짧은 기간 성심껏 지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요즘 일본어 공부는 쉬고 있다. N3 결과가 나오면 대응을 해야지... 하는 생각 뿐. 지금 스페인어 DELE B1 공부를 할까, 러시아어 강의를 들으며 기초 복습을 다시할까 고민 중인데 1월이 되면 구체적으로 계획이 잡힐 것 같다. 일단 다음달 직무교육으로는 일본어가 아닌, 전화로 하는 시사영어 회화를 신청해서 진행할 예정인데 이게 괜찮은 것 같으면 일본어 회화 수업도 신청해 볼 생각이다.


여기저기 오가면서 책도 읽고 홈페이지 글도 작성하면 좋겠는데, 막상 탈것에 타면 그럴 생각이 싹 사라진다. 특히 한창 재미있게 읽고 있던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는 거의 중간에 멈춘 상태. 하긴 최근에는 자가용으로 경기도와 전라북도를 오가는 바람에 뭔가 다른 것을 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헝클어진 하루를 다시 잡고 계획대로 좀 여유있게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그런 하루로 빨리 돌아가야겠다. 아, 그런데 일단 연말은 좀 편하게 보내고 생각해보자 하하.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