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으로서 오늘부터 9만명 남짓 되는 모든 군민들에게 1인당 5만원씩의 완주군에서 사용 가능한 지역상품권을 신청받아 지급하고 있다. 완주군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연구원 내의 몇몇 박사들과 함께 봉동읍 행정복지센터에 갔더니 직원분들이 주민등록증 확인과 함께 세대주 여부를 확인하였고 이내 5만원짜리 지역상품권을 건네 주셨다.


나는 이러한 재난소득의 일환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으로 돈이 지급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나같이 오히려 돈을 더 부담해야 할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이 재정자립도가 높지도 않은 지방정부로부터 돈을 왜 받나. 모두가 똑같이 돈을 받으면 결과적으로는 저소득층에 피해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완주군이 결국 우리 군민들 모두에게 5만원씩 빚지는 셈인데 그것은 결국 우리 세금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어늘. 게다가 우리가 5만원이 없어서 지금 전대미문의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에 그렇게 고생했던가? 때문에 처음에는 받지 않으려고 했다.


작년에 정부에서 주는 근로장려금을 받으라는 전화가 왔을 때에도 그랬다. 이미 취직해서 번듯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이 단지 기준에 부합했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받는 것은 법의 제정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몰염치한 행동이고 이는 곧 세금 낭비이기 때문에 나는 근로장려금 수취가 도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애초에 근로장려금 지급 신청을 하지조차 않았다. 대략 2-30만원 정도 돈을 주는 것 같았는데 그까짓 돈 안 받고 더 좋은 일에 정부가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세금을 가지고 장난놀음하는 것이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을 계기로 해서 전국민에게 돈을 주겠다는 공약이 거대양당에서 남발되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허경영의 국가혁명배당금당같은 막장 상황이 아주 개탄스럽기 짝이 없었다. 제발 그렇게 낭비할 돈이라면 조금 행정비용이 들더라도 저소득 계층에게만 확실한 금액을 주란 말이다. 자기 돈이 아니라고 꼭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생색내며 마구 퍼주는 이런 행태를 그냥 묵과해야 한다는 사실이 통탄스러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군에서 주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용돈 생긴 마냥 지갑에 넣어 위안삼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연구원에 돌아오자마자 완주군 소재의 선덕보육원에 바로 5만원 후원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물건을 사서 직접 방문하여 드리는 것이 어떨까 싶었지만, 5만원으로 살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고 차라리 보육원 운영에 현금이 더 유용하게 쓰일 거라고 생각해서 후원이체를 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이것이 내가 작금의 흐름에 역행하는 소소한 저항이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