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주일만에 인후통이 사실상 소멸했다. 이제는 침을 삼킬 때도, 음식을 먹을 때도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가끔씩 기침이 나오고 가래와 코가 풀려 나올 때가 있기도 하지만 지난 삼십 몇 년간 살면서 겪었던 지독한 감기와 독감에 비하자면 이 정도는 애교에 가까운 수준이다. 격리입원하여 군산의료원에 들어온지 9일째. 드디어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증상이 모두 해소되었음을 선언할 수 있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나의 코로나19 증상은 정말로 완만하게 상승했다가 완만하게 하강하고 있다. 잠복기가 거의 1주일 가까이 되었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 증상 또한 이처럼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긴 했다. 아니나다를까, 25일 수요일 오전이 되어서 모든 증상이 ㅡ 비록 경미했지만 ㅡ 나타난 것을 기점으로 해서 지금까지 천천히 모든 것들이 좋아지고 있다. 체온만이 약간 정상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이 또한 37도 중반이던 것이 초반으로 떨어졌으니 조만간 36도대 체온을 낮에도 측정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코로나19 확진자의 퇴원 조치를 위한 조건은 8월부로 대폭 완화되었다. 예전에는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여 음성이 나오면 24시간 뒤에 재검사를 해서 또 음성이 나와야 퇴원이 가능했다. 하지만 면역 체계와의 전쟁 중에 파괴되어 활성을 잃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조각은 여전히 체내에 다수 남아 있고, 증상이 모두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PCR 검사를 하면 그 유전자 조각들이 대거 증폭되어 검출되는 바람에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오는 문제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었다. 더이상 환자가 아님에도 이 조건 때문에 격리조치가 연장되어 확진자 당사자 뿐 아니라 업무량을 줄여야 할 병원 입장에서도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던 터. 다행히 질병관리청은 규칙을 개정하여 10일 정도의 격리기간 중 해열제 없이도 발열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72시간동안 증상이 없을 경우에는 퇴원 조치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즉, 퇴원을 위한 코로나19 검사를 구태여 하지는 않는 것으로 방침을 개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군산의료원에 무증상으로 입원하게 된 20대 학생들이 더러 있었고, 이들의 경우에는 애초에 증상이 별로 없었기 떄문에 임상적 관찰 결과만으로는 이들의 퇴원을 결정하기에는 애매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들에 대해서는 내일 코로나19 재검사를 실시하기로 결정되었고, 나는 그 틈에 끼어서 함께 검사를 받게 되었다. 사실 나는 내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쨌든 그와는 상관없이 증상은 많이 호전되어 지금 상태는 격리입원되기 전의 상태와 다를 바 없게 되었으니 다음 주중에는 퇴원 수순을 밟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폭풍같았던 지난 아흐레. 이제는 입학보다 졸업이 가까워진 학생의 마음으로 퇴원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물론 나와 밀접 접촉을 한 것으로 판단되어 2주간 자가격리를 하고 계신 29명의 사람들이 이번주중에 모두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되어야만 모든 것이 최종 해결되는 것이겠지만, 현재까지 딱히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없어서 지금으로서는 퍽 마음이 놓인다. 아무튼 큰 문제없이 마지막까지 모든 것들이 온전하게 잘 해결되기를.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