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에서는 재택근무가 종료되는 어제까지 코로나19 재검사를 진행하여 음성 판정을 받아야 정상 출근이 가능하다고 알려 주었다. 의학계의 임상 진단으로 인한 퇴원임에도 불구하고 2주간의 재택근무를 진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종 음성 판정까지... 사실상 3중 안전 장치인 셈인데, 이게 좀 과하다 싶긴 하지만 코로나19가 생물학적인 질병을 떠나 사회적 공포를 수반하는 증후군인 것을 일찍부터 알아챈지라 행정팀의 지침대로 이행하였다.


목요일에 군산의료원에 갔고, 약 11만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다시한 번 코 안으로 파고드는 막대기를 군말없이 맞아들였다. 군산의료원에서 퇴원해서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를 타고, 시내버스를 타고 익산의 집으로 도착하기까지 2시간은 넘게 걸렸는데, 차를 몰고 가니 4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였다. 퇴원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았기에 과연 음성이 나올까 걱정하면서 돌아왔고, 그날은 다시 재택 업무에 복귀해서 ㅡ 여기서 약간 헛갈리는 것이, 연구원의 지침에 따라 업무 중 외출을 하였는데, 이런 것도 신고를 해야 하나? ㅡ 학생연구원이 얻은 XRD 결과를 보고 추가 실험에 대해 의논하였다.


그리고 어제, 금요일에 군산의료원으로부터 다행히 '음성' 판정을 담은 문자가 도착했으니 이를 통해 내 몸에는 더이상 코로나바이러스 항원은 없으며, 대신 그것을 이겨내는 항체가 존재하는 것임이 공식적으로 증명되었다. 그 증명서가 다름 아닌 11만원짜리 문자 한 통이라는 게 조금 기이했으나, 아무튼 양성 판정을 받은 지난 11월 20일 새벽 이후로 정확히 30일 동안의 코로나19 관련된 모든 혼란의 시간이 해피 엔딩으로 종료되는 순간을 비로소 맞이한 것이다. 이 증명서는 전자메일을 통해 행정팀에 전송되었고, 이윽고 내부 논의 끝에 내 재택근무는 예정대로 금요일 부로 종료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따라서 나는 오늘 토요일부터 연구원 정상 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확진 당일 쓰디쓰게 맛보았던 혼란과 정신적 고통의 순간이 긴이후 몇십일간의 사유하는 기간이 되었고,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되돌아보며 생각하게 되었다. 추가 전파가 없었다는 것도 감사요, 코로나19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이 시기에 그나마 덜 공포심을 느껴도 된다는 것도 불행 중 다시 느끼는 감사다. 여러가지로 주변에 민폐를 끼친 것 같아 극에 달하는 죄송함을 느꼈지만 그분들로부터 따뜻한 격려를 받게 되어 위안을 누리게 된 것도 감사이다. 이 불행한 사고로부터도 많은 것을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었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되지는 못할망정 바이러스를 뿌리고 다녀서는 안 되지! 더욱 긍정적인(positive) 영향을 끼치는 코로나19 음성(negative) 판정자가 되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