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멀고 멀게만 느껴진 여름방학이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론 내일은 방학이 아니더라도 쉬는 제헌절이지만 어쨌든 방학은 방학이지~ 

오늘 내 동아리 후배의 말을 빌리자면 '하늘에서 물이 쏟아지는' 날씨였다. 비가 아주 퍼부었다. 폭격기가 레닌그라드 전략폭격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물방울들이 대지를 융단폭격하는 날이었다. 

비 때문에 잠시 피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도 이번이 처음인 듯 싶다. 가끔 우산 아래서 듣는 빗방울 소리는 꽤나 운치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그런 운치를 찾다가는 그냥 물에 젖은 새앙쥐가 될 판이었기 때문에 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라도(?) 필사적으로 피해야 했다. 

장마는 이제 내일이면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온단다. 아~ 생각만해도 끔찍한 무더위. 작년 유럽에서의 더위는 살갗을 데우더라도 땀은 나질 않았는데, 대한민국의 더위는 말 그대로 '물더위'라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또 이것이 우리 민족이 지금까지 죽 지내오면서 친구처럼 지낸 여름날씨 아니겠어~ 어느새 우리집에 모시로 만든 이불이 소파에 놓여있었고, 굳게 닫혀있던 창문들은 이미 활짝 열려있은 지 오래였다. 

이번 여름방학은 날씨처럼 찝찝한 나날들이 되지 않기를 기도하며...!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