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는 사실 내가 혐오(?)하던 과목이었다. 

초등학교 때 중학교 과학을 공부할 때도 물리는 문제가 제일 풀리지 않는 과목이었다. 차라리 화학은 아예 모를지언정 재미는 있었다. 

그건 중학교 올라와서도 똑같았다. 화학Ⅱ는 다 틀려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물리Ⅱ는 다 틀리면 우울했다. 화학은 몰라도 무식하게 덤벼서 결국 수많은 인내 끝에 이해하기에 이르렀지만, 물리는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올라와서도 물리는 늘 전전긍긍했고, 수업 덕분에 어느정도 따라잡을 수는 있었지만 화학만큼 그게 원하는대로 되는 일이 전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그간의 선입견이 쌓여 물리는 내가 껄끄럽게 생각하는 과목 1순위가 되고 말았다. 

수능이 끝나고 나는 큰맘먹고 물리Ⅱ를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거짓말같이 재미있게 풀린다. 물론 노는 게 급해서 진도가 영 원하는만큼 빠른 것은 아니다. 그래도 역학이 예전처럼 전혀 싫어보이지는 않았다. 역시.. 원효대사 해골물처럼 사람 마음에 모든 것이 달려있는 것일까.. 

내가 올해 대입에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나 수능 끝난 후에 하는 물리공부는 내가 무익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작에 해둘걸.. 하는 후회가 오히려 든다. 

어차피 화학을 하려면 물리는 필연적으로 잘 해내야 하니까.. 이것 참.. 앞이 캄캄해진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