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낙원상가에 클라리넷 수리를 맡기러 갔다. 그냥 안양 역전에 있는 악기점에 맡겨 놓을까 하다가 기왕이면 낙원상가, 그래서 서울까지 갔다. 거기서 다소 실수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난 세상을 좀 더 배워야 한다;;)어쨌든 악기를 화요일에 찾기로 약속하고 상가를 나섰다.
 
그런데 오다가 종로3가역에서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를 한다는 광고를 봤다. 아 맞다. 오늘부터 개천절까지 새물맞이 행사를 한다. 거대한 콘크리트를 벗겨내고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그 청계천. 나는 이유모를 것에 이끌려 무작정 청계천을 향해 방향을 돌렸다.
 
청계천의 폭은 사실 안양천보다도 좁다. 게다가 자연하천이 아니라서 인공적으로 조성된 감을 절대로 지울수는 없다(수돗물이 흐른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어떠랴. 자연하천이 흐르면 어느새 청계천은 다시 복개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악취와 불쾌한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서울의 인구가 천만이고 거기서 쏟아내는 하수는 대체 몇 리터?
 
교통혼잡에 대한 우려는 지울 수 없었지만 그래도 청계천 복원이 정말 잘 한 사업이었고 그로 인한 영향이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거대한 빌딩과 그 사이의 조잡한 건물들 사이를 시원스레 가르는 물을 도심 한복판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사실 퍽이나 괜찮은 일이다. 물론 서울을 가르는 것은 한강이지만 서울의 한강은 너무나도 거대한 강이기에 사실 청계천같은 게 오히려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제 서울 시민들도 물장구 칠 곳을 찾은 것이다.
 
기왕에 서울 온 김에 또 교보문고를 들러서 책을 샀다. 이번에는 철학책을 샀다. 책값을 하는지는 두고 보자.
 
그리고 이태원에 갔다. 외국인이 한국인보다 더 많다고 여겨지는 이태원. 그곳에 자리잡은 역사가 오래된 재즈클럽, 올댓재즈에 갔다. 이태원이라는 것만 알고 무작정 간 올댓재즈. 찾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가서는 대만족이었다. 다른 재즈클럽보다 작은 것은 어찌할 수 없으나(낙성대의 Mo' better blues) 분위기만큼은 괜찮았다.
 
오늘 공연은 Keith Quartet. 모르는 쿼텟. 그저 나는 즐기기에 바빴다. 운 좋게도 들어본 재즈 곡이 몇 번 나와서 아주아주 감동적이었다. 특히 'Nardis'가 나올 때에는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가슴에서 샘솟고 있었다.. 흐흣.
 
피아노를 맡은 분이 비교적 젊어보이고 센스가 넘쳐보였는데 열심히 치는 모습~ 참 좋았다. 그 분만의 특별한 즉흥 기법이랄까. 맘에 들었다. 색소폰을 맡으신 분은 비교적 나이 들어보셨는데도 열정적인 연주로 갈채를 받았다.
 
시간이 없어 급히 안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매우 괜찮은 시간이었다. 아참. 소연이의 안내(?)로 먹게 된 깡장 참 맛있었다 >_<=b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