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에서 열린 수람 주말모임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왜? 나는 이날 발표의 발제를 맡은 네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 주제는 '바람 난 현대물리학'. 최근 학교에서 열심히 배우고 있는 '양자역학'에 대해서 설명하러 이른 오후부터 신촌역으로 갔다.

몇 가지 준비를 끝낸 뒤 '복성각'에서 저녁도 먹고 그렇게 다시 연대에 모이니 6시. 오늘 연세대에서는 가수 Buzz의 콘서트가 있는지라 시끌벅적했다. (나는 Buzz가 신인그룹인 줄 알았는데, 이날 데뷔 2주년 기념 콘서트였단다. 댄스 아이돌 가수였는 줄 알았다가 다소 락 풍의 노래를 하는 밴드라는 걸 알았던 때가 지난주였는데..)

연세대는 우리 학교보다는 규모도 작았지만(이건 어딜 가나 마찬가지겠지만) 캠퍼스는 깨끗했고 공대 강의실에 들어갔는데 아주 좋은 분위기의 교실이었다. (우리 학교의 자연대 강의실 몇몇보다는 많이 좋았지만.. 뭐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지 허헛.)

바람 난 현대물리학. 사실 다른 학문에 대한 현대 물리학의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 것이 이번 주말모임의 주제였고, 다소 희한하게 들릴 저 제목은 내가 제안했다. 흠흠. 조사를 하면서 나도 알게 되었지만 미술과 철학, 생활과 영화 등등 많은 분야에서 현대 물리학의 영향을 참 많이 받았다고 설명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그것이 억지이고 별 상관이 없어보인다는 듯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0.1%라도 영향을 받았다면 그 나름대로 의의가 있지 않았을까.

발표를 무사히 잘 마쳐서 좋았다. 내가 발표한 부분은 '양자 역학'을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수람 회원들은 사실 대부분이 문과 출신들 (장학퀴즈 출연자의 80% 정도는 아마 문과 고등학생이었을 것이다.) 인지라 이 개념을 설명하기에는 정말 벅찰 것이었고 게다가 내가 양자역학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기에 다소 걱정스러웠지만 큰 막힘 없이 잘 해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수람에서 공부가 이슈가 되는 것을 그닥 바라지는 않지만 학문 간의 이해를 위한 소통은 매우 환영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정말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에, 또 나 역시 수람의 한 일원으로 가입되어 있기에 이 모임에 좀 더 열심을 내 봐야 할 듯 싶다.

아참. 다음부터는 10시 이후에는 무조건 사당 역으로 가서 9-3을 타고 집에 와야겠다. 훨씬 편하다는 걸 이제야 체험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