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부 분기회에서 1층에 있는 캐비닛을 4층으로 가지고 올라오자는 건의가 채택되었다. 결국 분기회가 끝나고 형제들은 열심히 책과 캐비닛을 날랐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우리는 새롭게 건축되어 휑~한 기분을 물씬 내는 4층 1청년부실에 무언가를 채울 수 있게 되어 뿌듯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우리는 피자 4판을 시켰고 나는 3쪽을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나서 임원들은 다음주에 있을 ㅡ 분석화학 시험 전날 주일에 있을 ㅡ 청년회 소풍 예정지인 수리산을 해가 뉘엿뉘엿 져 가는 시간에 답사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같이 가고 있던 은혜누나가 '뭔가 개운한 맛이 부족하다'며 산을 오르는 동안 내내 곰곰이 음식을 생각하고 있었다. 호연지기를 기르신다며 산을 오르시는 강도사님 역시 그 말에 공감하시면서 빨리 음식을 생각해보자고 하셨다. 그러고보니 나도 좀 그런 것 같았다.

우리는 안양 유원지까지 다녀왔다. 차창 밖을 내다보며 그 '뭔가 개운한 맛'을 찾았지만 그 바람을 충족시킬 음식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우리 눈을 스치고 간 음식점. '김치전골'. 은혜누나는 '바로 저거야. 저게 딱이네'라고 소리쳤고 모두 공감했다. 그러나 우리는 답사가 끝났으므로 다시 교회에 돌아와 각자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러나 뭔가 부족한 2%를 절감한 강도사님과 은혜누나, 그리고 나는 결국 기어이 8시가 되어서도 '이젠 어쩔 수 없다'라는 일념 하에 그 김치전골집을 찾아갔다. 이미 피자를 먹었고, 산에 다녀와 이미 깜깜해진 이 시간에 김치전골을 먹으러 안양유원지에 가고 있다. 이게 무슨 일이람. 가는 내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기이히 여기며 웃고 있었다.

그런데 김치전골집은 영업이 끝났다고 우리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차선으로 택한 곳이 해물두부찌개집.

이럴수가. 우리가 원하던 그 개운한 맛을 찾았다. 우리는 2인분을 시켜 적당한 양을 배불리 먹었다. 애초에 우리는 '배를 채우러' 이 곳에 온 것이 아니라 '시원, 개운한 맛을 찾으러' 이 곳에 왔기 때문에 적은 양에도 우리는 대만족! 을 외칠 수 있었다. 돌아오는 내내 우리의 이 회합을 생각하며 또 기이히 여기고 웃고 있었다.

찌개와 밥을 한 그릇 해치우고 나서 느껴지는 포만감은 확실히 피자를 먹고나서와는 사뭇 달랐다. 나는 사실 양식에서 다들 느낀다는 느끼함을 잘 모른다. 그러나 오늘 확실히 하나는 절감하게 되었다. '한국인은 양념이 잘 들어간 뜨거운 국물과 밥 한 숟가락에 고도의 만족감과 포만감을 느낀다'라는 것을.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