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직접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늘 더빙된, 한국화된 만화영화를 보는 데 만족했을 뿐 일본 원어로 나오는 만화영화를 본 적은 영화관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밖에 없었다.

이름이야 많이 들었다. 일본하면 애니메이션 강국 아닌가. 신세기 에반게리온,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그리고 세일러 문? 그 외에도 사실 너무 많다. 오히려 저런 예를 들며 나 애니 이름 좀 안다고 하면

'저 정도면 뭐 기본 중에 기본아냐?'

라는 말을 들을 법하다.

기동전함 나데시코는 사실 SBS에서 내가 중학교 때였나, 그 때 '기동전함 나데카'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었던 만화영화였다. 당시 단편적인 어떤 흐름이 있는 만화영화에 익숙했던 내게는 '나데카'처럼 뭔가 '뒤죽박죽'인 것 같고 스토리 전개가 너무나도 빠른 그런 만화영화가 낯설었다. 그리고 동시에 신기했다.

물론 나중에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을 보게 된 후 완전히 그런 매력에 빠져버렸지만. (아직도 저 만화는 제대로 본 적이 없다.)

학부에 아주아주 신기한 친구가 있어서 호되게 구박을 받은 댓가(?)로 진귀(?)한 나데시코 CD를 얻었다. 방학 동안 감상하시라~ 종강을 하자마자 어제 첫 두 화를 보았다. 오프닝이 시작되자마자 머리 속에서 사라졌던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주제곡이라든지 캐릭터 얼굴들.

나는 일본 성우의 목소리가 그간 상당히 역겹다는 생각을 해 왔지만 이번을 통해 완전 그 생각을 버렸다. 물론 가끔 공감하지 못할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허다하긴 하지만.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사실 그간 '죄악시'여기는 생각도 있었는데 어느새 만화에 열광하는 나를 보면서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한심스럽게 여겨지기도 했었다.

첫 두 화를 본 소감은? 1900% 감동 그 자체이다. 앞으로 하루에 두 화씩 꼬박꼬박, 지난 여름방학때 삼순이를 꼬박꼬박 시청했듯이 볼 거다. 일단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호감은 나데시코로 스타트를 하는 샘이다ㅡ. 아참. 그나저나 시험기간에 CD를 보내주지 않은 그 친구의 현명함을 나는 200% 지지한다. ㅋ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