혓바늘엔 알보칠이 좋다고 그렇게 어머니와 동생이 노래를 불렀는데 이렇게 저렇게 미뤄오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단단히 각오를 했다.

조그마한 약병. 이름은 알보칠. 갈색의 투명한 액체. 향은 그다지 좋지는 않아 보이고, 그간 들었던 이 약의 위력(?)이랄까ㅡ. 악명 높은 당신의 고통 덕분에 지레 걱정부터 든다.

대학교 들어온 이후로 혓바늘이 수시로 돋기 시작했어도 이렇게 '극약'처방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정말 심각한 증상 때문이었다. 맛있는 밥을 먹어도 도저히 맛있게 먹을 수 없었다. 얼굴은 온통 찡그린채 머리를 쥐어짜며 음식을 '씹어댔다'. 혀라는 기관이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고 가끔씩 움찔움찔 돌아다니는 탓에 이놈의 통증은 없다가도 간헐적으로 생겼다가 다시 사리지고.. (무슨 Heaviside Step인가;;)

아무튼 잠을 청하는데 혓바늘로 인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약을 꺼내들었다. 면봉을 꺼낸다. 솜을 약간 뜯어낸다. 면봉에 약을 묻힌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조심스럽게 목표물의 좌표(!)를 확인한다.

그리고...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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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반응이 별로 없다. 무지막지한 고통을 예상했지만 완전히 예상을 빗나가 버렸다. 다들 엄살이었구나, 역시 나는 고통을 잘 이겨내. 이러면서 다음 목표물을 찾아 ㅡ 혓바늘이 돋은 곳은 총 4곳;; ㅡ 공격하던 순간...

갑자기 극한의 고통이 밀려왔다;;

고개는 뒤로 젖히고 혀는 쑥 내민채 입을 다물 수 없이 그냥 '어어~' 할 뿐이다. 수건이나 뾱뾱이가 있었다면 당장 손으로 쥐어짜고 있을 텐데 내 손에는 '고통풀이(?)'를 할 물건이 없어 그저 주먹을 쥐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를 뿐이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히도 극한의 고통은 시간이 지나자 금세 사라지고 혓바늘이 돋은 자리는 아예 감각이 없어진 듯 입안에 닿아도, 음식에 닿아도 아무런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오, 감사합니다.

이 한 번의 경험으로 용기를 얻은 나는 다른 두 곳의 공격을 일제히 감행했고 극한에 극한을 더한 고통을 결국 이겨내고 혓바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물론 나머지 한 곳이 남아있었지만 그곳은 감히 면봉으로 도전할 수 없는 매우 험난한 지형인지라 비타민과 늦잠으로 퇴치할 작전을 세우는 데 만족했다.
 
아ㅡ. Dirac Delta Function같은 혓바늘의 고통이여. 제발 떠나가다오! 나는 절대 당신을 반기지 않을 테니까!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