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시코드 시간에는 하프시코드를 치는 법만 듣는 게 아니고 참 다양한 말씀을 듣게 된다. 영어를 열심히 하라, 한자를 열심히 익혀야 한다에서부터 오늘은 복수전공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선생님은 피아노와 하프시코드 복수전공인지라 양쪽 전공을 가지고 지금 그 나이가 되시도록 이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하시면서, 젊은 대학생들이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이냐면서, 자신의 지경을 넓히기 원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 하셨다.

심지어 수업을 등한시하기도 하는 의예과 학생에게 법학이나 한의학을 공부하라고 말씀하시기까지 하시니 얼마나 공부에 무게를 두시는 분인지 짐작이 간다. 가끔 말씀을 들어보면 철인을 요구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도서관에서 아예 죽치고 살란다. 그 와중에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돈을 모아야 한단다.

솔직히 다 공감할 수는 없다. 물론 음대생의 삶 역시 공부하는 사람들처럼 치열하다는 것 안다. 매일 수시간 이상을 악기와 씨름해야 하고, 음악사와 이론을 열심히 익히고 그것을 몸으로 '체득'해야 하는 사람이 음대생들이다.

하지만 글쎄. 자연대, 공대 학생들에게 과연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가능하긴 한 걸까. 딴은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미 화려한 성적으로 복수전공을 성공리에 마친, 선수강을 잘 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불현듯 고민에 휩싸였다. 1학년 말에 나는 복수전공을 생각했다가 접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는데, 아무래도 상담이 필요할 것 같다. 오늘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내야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