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아공 여행은 그 끝이 아주 드라마틱했다ㅡ. 급히 비보를 전해 듣고 귀국길에 오르기까지는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남아공 시간으로 오전 10시, 그러니까 한국 시간으로 2월 3일 오후 5시에 프리토리아 집에서 출발해서 2월 4일 오후 10시경에 진해의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지구의 자전방향과 반대로 비행기를 탄 지라 출국보다 귀국이 빨랐지만 그래봐야 2시간 정도?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싱가포르로 가는 시간이 10시간, 싱가포르에서 인천까지 6시간, 그리고 리무진을 타고 서울역까지 40분, 그리고 KTX와 새마을호를 타고 마산역까지 3시간 등등.

정신없이 내려왔다. 물론 이틀간 제대로 얼굴 한 번 씻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기내에서 샤워는 엄격히 금지되어있는 것이 당연한 '불문율'이며, 장례식장에서도 상중에 찾아온 손님과 인사하랴, 사촌들, 어른들과 이야기하랴, 부의금 세랴 아주 하루가 모자를 지경이었다.

2월 5일에 모든 장례절차가 끝나서 서로 회포를 풀고 찜질방에서 '쓰러져' 자고 나니 어느새 2월 6일이 되어 있었다. 부산에 잠시 가서 외할아버지를 뵙고 KTX를 타고 광명역에 내리자마자 교회 집사님들과 저녁식사 약속이 되어있어 그리로 곧장 향해야 했다.

아무튼 감격스럽게 집에 도착한 것이 바로 수 시간 전의 일이다. 모든 전원은 꺼져 있고 코드는 뽑혀 있어서 오자마자 난방부터 켜고 전원을 꽂고 난리도 아니었다. 다른 나라에 적응하는 것에 비하자면 '대단히' 빠른 속도로 한국의 삶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일주일 전에 내가 다른 대륙에 있었던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결혼식은 미리미리 준비를 한다. 그러나 장례식은 미리미리 준비를 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사실 여행 도중이나 초반에 이 일을 치뤄야 했다면 정말 복잡했겠지만 아무튼 일이 잘 마무리 되어서 다행이고, 나 자신도 이번 여행을 잘 마쳐서 기쁘다. 남아공, 정말 가 볼만한 곳이다. 여행해 볼만한 곳이라기 보다는 잠깐 살아 볼만한 곳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