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성수탄신기념절)을 기념하기 위해 야심차게 기획해서 떠났던, 남들보다 한 박자 늦게 시작한 선비 테마 휴가 여정은 예상과는 달리 이모와의 이별여행으로 서울에서 마무리되었다. 오늘 화장장에서 이모의 마지막을 함께하는데, 안타까움과 먹먹함이 뒤섞여 눈물이 샘솟아났다. 일단 장례절차가 오늘로 마무리되었지만, 뒷정리 및 휴식을 위해 연차를 이번주 금요일까지 연장했고, 남은 기간동안 시흥 집에 머물 생각이다. (사실 편히 쉬지 않고 바로 일에 복귀하면 체력에 큰일이 날 것 같았다.)


이모의 사망 원인에는 급성 백혈병을 야기한 백일해 백신이 있었다고 미루어 짐작하고 있다. 태어날 손주를 위해 미리 맞은 백신이 이런 결과를 초래할 지 누가 알았겠는가? 개인마다 다 다른 생물학적 특성, 그리고 그에 따라 각자에게 부어주신 하느님의 꿈과 계획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 보았다.


추억해보면 유일한 내 이모는 굳세고 아름다운 분이셨다. 지금쯤 천국에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계실는지도. 주여, 부활을 기다리는 모든 별세한 이들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