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찻집 준비하느라 2주간 거의 집 청소를 못 했다. 그 이후로는 내가 Term paper에 매진(?)하느라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Term paper를 제출한 오늘에야 팔을 걷어붙이고 집안일 '공세'에 나섰다.

그래서 오늘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전자기파와 광학' 수업이 감사하게도(?) 30분이나 일찍 끝나는 바람에 '기초현대물리' 조교님 찾아뵌 다음에 과방 들러서 책 정리하고 집으로 바로 돌아오니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아차, 관리비 납부를 못했구나. 내일 머리 하고 나서 납부해야겠다.

집에 돌아와서 잠깐 인터넷 하고 역학이랑 전자기학 보고 있노라니 동생은 어느새 졸립다며 zzZ. 벌써 시간이 8시가 되어버렸다. 저녁 먹는 것조차 잊고 공부했다고 그렇게 믿어주세요. 너무 배가 고파져서 밥상을 차리고 있는 중에 동생이 그 준비 소리에 잠에서 깨어 주방으로 나왔다.

저녁 식사를 거나하게(?) 해치운 뒤,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했다.


Mission 1. 세탁된 옷가지들 정리하기

사실 언제부턴가 깨끗이 세탁된 세탁물들을 죄다 산처럼 쌓아놓고 옷이나 양말, 속옷이 필요하면 거기서 끄집어 내서 쓰는 못된 버릇이 생겼다. 이것을 '근절'하고자 방바닥에 조신하게(!) 앉아서 하나씩 하나씩 옷을 개기 시작했다. 산더미같은 세탁물들이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빨랫감들도 쌓여가고 있었다. 2차로 나눠서 세탁할 것을 결정한 우리는 우선 진한 색깔 옷만을 먼저 넣어서 빨기로 했다. :)


Mission 2. 바닥 청소 대작전

동생이 액세서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방바닥은 그간 먼지와 머리카락 외에 온갖 액세서리 제조시 필연적으로 나오는 쓰레기(예를 들면 철사나 작은 고리 등등)들로 인해 엉망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방에서 쓰는 지우개를 바꿨더니 지우개 가루가 이전에 쓰던 것보다 너무 거대하게 나와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청소기는 오늘 거의 '강' 수준으로 계속 돌린 것 같다. Rug를 우리나라 말로 뭐라고 하지? 아무튼 그것도 다 먼지 털어냈다. :)


Mission 3. 냉장고 정리

처음으로 시도한 냉장고 정리 작전. 냉장고 내부에서 못 먹고 버리게 된 음식물들은 모두 끄집어내었다. 이참에 갖가지 양념들이나 조금 남은 반찬들도 모두 버렸다. 정말 다음부터는 피자를 시킬 때 '피클은 주지 마세요'라고 신신당부해야겠다. '콜라도 주지 마세요'라고 해야지.

도무지 먹지 않을 것은 남겨 놓을 필요도 없다. 아무튼 오늘 그렇게 냉장고 다이어트를 시키고 내부 청소도 모두 끝냈다 :) 방울 토마토와 오렌지를 죄다 버리게 된 것이 아깝긴 하지만, 다음에는 과일이나 야채가 들어오면 바로바로 소비하는 미덕(?)을 발휘해야겠다 :)


청소를 끝내니 집이 더 넓어진 것 같고 마음이 더 후련하다. 열역학 제 2법칙을 정말 절감하며 살고 있다. 도대체 이 시대의 어머니들은 이런 귀찮고 남이 알아주지 않는 일을 어떻게 매일같이 불평없이 한단 말인가. 위인이다, 위인.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