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중에는 건포도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건포도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리 맛있게 구워진 빵이 있다 하더라도 건포도빵이라면 절대 먹으려 하지 않는다.

왜냐고? 건포도가 그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2007년 1학기. 종강했다. 정말 어느 때보다도 뜻깊고 치열한 학기였다. 하긴 전공과목만 7개를 들었으니 말이다. 정작 나는 화학부인데 물리학부 과목이 더 많았던 그런 학기.

내가 지난 해 2학기를 그토록 힘들게 생각했던 것은, 많은 과목을 수강해서가 아님을 통렬히 알게 해 주었다. 마음가짐, 그것 하나만 제대로 해 놓는다면 어떠한 극한 상황이라도 여유를 가지고 잘 해낼 수 있다는 진실. 그것을 가슴 한 구석에 오롯이 새길 수 있었던 그런 귀한 학기였다.

힘들다는 생각만 들었던 한 학기를 지나 3학년이 되고 나니 이제야 뭔가 서서히 걷히는 것이 느껴진다. 물론 ㅡ 전에도 그런 글을 쓰긴 했지만 ㅡ 아직도 내겐 보장된 무언가가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필코 당당히 선택받을 것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