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두달도 채 남지 않은 방학을 어떻게 하면 잘 요리해 먹을 수 있을까? 일단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 해 만큼은 정말 과외나 알바를 뛰지 않고 배움에만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물론 수학이나 과학을 공부할 수는 없지만 다른 종류의 배움, 그런 거 말이다.

싸게 학원 둘을 다녀볼까 생각중이다. 홍대에 재즈피아노 학원이랑 스페인어학원이 요즘 무척 구미가 당긴다. 둘 다 전화로 문의해봤는데 위치도 그렇게 먼 것도 아니고 게다가 홍대니까 익숙(?)한 편이니-! 재작년에 1년간 하다가 재즈피아노를 그만 두었는데 최근 너무 하고 싶어져서 도저히 견딜수가 없다. 그리고 스페인어도 결코 썩힐 수 없는 내 귀중한 자산이기도 하고.

그리고 집 앞에 있는 테니스장에 등록을 해서 다닐까 생각하고도 있다. 헬스클럽도 생각 안 해 본 건 아니지만, 헬스클럽은 내게 너무나도 먼 당신이요, 그리고 '몸'보다 '생존'이 중요한 내게 헬스클럽은 뭔가 사치스러워 보일 뿐이다. T.T

2학기 시간표를 대충 짜 보니까 월,수 오전시간이 텅텅 빈다. 그 때는 재작년에 한 번 해 봤던 라켓볼을 다시 신청할까 생각중이다. 뭐 이거야 방학 계획은 아니지만 일종의 연장선?

재작년에 사 놓았던 vocabulary 책도 다시 읽어나가야겠다. 단기선교 다녀와서 느낀 것인데 언어의 중심은 정말 '어휘력'임을 새삼 깨닫는다. 어휘의 다양한 뜻과 발음만 알아도 읽고 듣고 쓰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뭔가 재작년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분명 작년에도 해낸 것들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1학년 초기에 포부를 잔뜩 갖고 실행했던 일들이 2학년 때는 잠시 좌절되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 본다. 이제 3학년, 그것도 절반이 지나서지만 다시 실행해야겠다. 결코 의욕만 넘치지는 것이 아니다. 곧 자리에 앉아 펜을 들 것이고, 건반을 누를 것이고, 책을 읽어댈 것이다.

지금 내가 배우는 것은 내 전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들이지만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하나님의 섭리처럼, 이것 저것 습득하는 다양한 것들이 합력하여 뭔가 거대한 그림을 그려낼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그리고 요즘 그 거대한 그림을 이루는 요소들을 이제는 20세가 조금 넘은 지금, 몇 개는 발견한 것 같다. 화학, 물리, 재즈와 외국어, 그리고 이들을 아우르는 신앙이랄까.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