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秋夕) 연휴는 공부로 불태우는 것이다 :)

요즘 '넌 공부가 재미있니? 좋니?' 라는 질문에 점점 확신에 찬 소리로 '네'라고 말하는 그런 성격이 되어 가고 있다;; 예전에는 공부를 좋아한다고 하면 좋게 말해 공부벌레, 나쁘게 말해 Psycho라는 생각을 스스로 해왔는데 이게 점점 내 인생의 무기(武器)라고 생각되는 요즘, 재즈 피아니스트가 재즈를 사랑하듯 지금 들고 있는 교과서(敎科書)를 사랑할 수 밖에 없노라고 고백(告白)할 수 밖에 없다.

학기 중이 되면 내가 정말 앎에 대한 기갈(飢渴)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알 수 있다. 비록 맹목적(盲目的)인 그런 공부일 수도 있지만 이놈의 학기, 빨리 끝나버려라, 방학이 수 개월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은 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 겨울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6학점을 다 듣겠다. 그러면 학교에 가서 추운 겨울날 도서관에 틀어박혀 앉아 뭐라고 배우고 있겠지.

지금밖에 젊은이답게 놀 수 있음을 통감(痛感)하더라도 이젠 신경쓰지 않으려한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유흥(遊興)을 즐긴다는 건 일종의 사치(奢侈)이다. 오히려 더 깊은 유흥을 주는 세계로 지금 빠지는 것이 더 현명(賢明)한 처사가 아닐까.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아쉬운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금까지 배워온 것들을 사실 많이 잊어가고 있다. 특히 1년간 혹독하게 배운 전자기학(電磁氣學), 아까워 죽겠다. 그리고 공부해야 할 영역은 너무나도 넓다. 물론 공부를 하다보면 좀더 세부적인 것으로 좁혀지겠지만, 학부생으로서는 이것저것 맛보아야 할 음식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다.

이러다가 공부폐인이 되는 것은 아니냐고? 걱정 마시라~ 이런 이성(理性)의 결정 외에도 젊은 혈기(血氣)는 가끔씩 나의 이성을 거스르기도 하니까 :) 사실 따지고 보면 가끔 그런 일탈(逸脫) 내지는 모험이 이 생활을 더욱 즐겁게 해 주는 양념이다. 온 음식에 강한 양념만 뿌려대면 결국 이 음식은 버려야 하는 법, 정말 변변찮은 단순한 음식에 뿌려진 소량의 양념이 가장 빛을 발하는 법이다. 안 그래?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