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스페인어입문3'의 수강이 허가되었다. 만세!

10월 31일 신청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겨우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었던 나는 사실 걱정이 되긴 했지만 가까스로 서류전형 통과할 수 있었다. 어제 사실 면접이 있었는데 정말 충격적이게도 면접을 스페인어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별 말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면접이 끝이 났다. 사실 영어로 면접을 하더라도 우물쭈물하게 되는 현 상황에서 스페인어 면접은 정말... 음... 내가 면접 때 가장 많이 한 말은 Perdón이었다.

그럼에도 면접하신 선생님 말씀하시길

1. 스페인에서 수업은 모두 스페인어로 진행되므로 어느 정도의 청취능력과 대화 능력을 갖춰야 연수 기간동안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즉 그 때까지 공부 좀 해 놓고 있어라.)
2. 성적도 좋고(사실 스페인어입문2 A+이다), 자연대 학생이기도 해서 기회를 주기로 했다. OT가 조만간 있을테니 멀다고 결석하지는 마라.

아.. 정말 스페인어 면접은 정말 극악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것인지라 도대체 교수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는지도 몇 번 곱씹어봐야 그제서야 Ah~ 하고 뭐라뭐라 응답할 수 있었지만, 그 응답도 참... 면접은 아주 가관이었다. 너무 슬펐다. 으아ㅡ. 이거 입달린 벙어리가 따로 없지 않은가. 그래서 오늘 스페인어 사전, 회화책, DELE 준비책을 샀다. 물론 그간 벼르던 책 구입도 오늘 한꺼번에 '질러버렸다.' 안타깝게도 루이스 호르헤 보르헤스의 '픽션들'이 재고가 없어서 좀 생뚱맞지만 데카르트의 '방법 서설'과 밀의 '자유론'을 샀다. 허헛. 이거 참 기대되는걸? 아참. 물론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도 샀다.

사실 전공공부와 프로젝트 등으로 여념이 없을 때지만 이렇게 불현듯 스페인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뼈에 사무치고 있다. 그래도 지금 공부하는 것들을 미뤄놓을 수는 없으니 오가는 시간 짬을 내어서 단어, 숙어를 외우고 특히 회화! 완전 싸그리 책을 외워야겠다. 영어회화 공부도 이렇게 못했는데 (이렇게 해야 할 줄 알면서도) 스페인어 회화부터 이렇게 공부해가는구나. 나 참. 진짜 회화책에 적힌 문장들을 통째로 외워서 그냥 말이 튀어나오게 하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딱 2달 남았는데 뭐 어쩌겠는가.

귀국하면 당장 영어회화책도 달달 외워야겠다. 그래, 회화는 결국 외우는 거라구. 말하는 건 곧 외워서 익힌 재료를 싱싱하게 내놓는 것에 불과하다구. 이 간단한 진리를 왜 그리도 받아들이기 싫었는지 원. 아무튼. 정규교과 외에 해야 하는 일이 하나 더 늘었다. 감사히 받아들여야지 뭐~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