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싱가포르 여정]
Date 2008.12.29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많이 '경유지'로 지나친 곳이 싱가포르이다. 올 때 갈 때 모두 포함해서 지금까지 총 5번 거쳐갔다. 정말 어렸을 때 '싱가포르는 잘 사는 도시국가야~'라는 소리를 듣고 '싱가포르는 참 신기한 나라다, 어떻게 도시 하나가 나라가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바로 그 나라, 싱가포르를 다음달에 찾아가게 되었다.

이번에 남아공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나는 무조건 다른 나라를 거쳐 오려고 다짐했다. 처음엔 기초물리학을 가르치는 말레이시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콸라룸푸르와 말라카, 페낭을 들러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말레이시아 항공이 스타 얼라이언스 항공연맹체 소속이 아니라서 관뒀다. 에스파냐를 다시 한 번 갈까 생각을 했는데 마땅한 항공사가 없었다. 심지어 중동의 카타르 도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이집트 카이로를 다 알아봤지만 대부분 표가 없거나, 스타 얼라이언스가 아니거나, 혹은 비싼 게 흠이었다. 결국 결론은 싱가포르. 싱가포르에서 몇 달간 생활하셨던 영지누나가 적극 추천하자 결국 싱가포르행이 굳어지고 말았다. 그 도시국가에 드디어 가는구나.

오늘 행 아웃이라는 호텔의 도미토리를 골라서 이틀간 잠을 자게 될 방을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그리고 누나한테서 받은 여행 책자를 뒤적이면서 여행 일정을 대충 짰는데, 어랍쇼. '2박2일'의 일정으로는 역시 택도 없다. 하긴, 스페인에 있을 때에도 항상 2박3일 정도씩 있는 것도 늘 모자라서 아쉬웠는데. 그래서 이번 싱가포르 관광의 테마는 '서울에서 즐길 수 없는 것을 즐기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래봐야 꼭 해야 할 것들을 못해 볼 수는 없는 노릇. 고민이 많다. 하루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그런데 왠지 싱가포르는 친구들과 함께 다시 찾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과감히 중요 일정 하나를 삭제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역시 든다.

환율이 상당히 올라서 이제는 S$(싱가포르 달러)1가 거의 900원 가까이 한다. 아마도 여기 남아공의 란드(Rand)화를 바꿔야 할 것 같은데, 쓸데없는 데 쓰는 돈을 최대한 줄여야지. 대신 이번 싱가포르 여행 때에는 식사비를 절대 아끼지 않을 것이다. 영지누나 말씀하시길 싱가포르는 먹거리가 최고라고 한다. 거기서 무조건 싱가포르 현지의 음식들 ㅡ 가끔 한국인들은 먹기를 꺼려한다는 피쉬 헤드 커리같은 거? ㅡ 은 무조건 닥치는 대로(?) 먹어야지. 음식을 가리면 여행에서 지는 거다!!

다행히 안나한테서 디지털 카메라를 받아서 사진을 찍는 데엔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아직 보름 이후의 일이긴 하지만, 아무튼 빈틈없이 준비해서 '쌈빡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