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재즈 앨범들을 질렀다.]
Date 2009.04.05


최근에 산 재즈 앨범이 아마 작년에 산 웨더 리포트(Weather Report)의 'heavy weather'랑 자코 파스토리우스(Jaco Pastorius)의 앨범이었을 것이다.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앨범들 중 가장 이질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래도 '재즈 감상에 편식이 없어야 하겠기에' 균형을 위해 추가적으로 구입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 두 앨범을 잘 듣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듣다보면 웨인 쇼터(Wayne Shorter), 조 자비눌(Joe Zawinul), 그리고 자코 파스토리우스는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내 그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도 하고 그렇다. 다만 두 가지 확실한 것은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베이스 연주는 정말 기가 막힌다는 것이며, 내가 만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그널 음악으로는 'heavy weather' 앨범에 있는 'Birdland'를 택할 것이라는 것.

그랬다가 최근에 문화상품권을 상품으로 받은 것을 계기로 하여 ㅡ 그리고 그간 쌓인 포인트와 환급금을 포함하여 ㅡ 무려 재즈 앨범 7장을 구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편식 좀 했다. 그건 다음에 또 다른 재즈 앨범을 살 것이라는 걸 미리 기대한 탓이기도 하지만. 처음엔 빌 에반스 음반만 모조리 살까 생각했는데, 그러면 편식에 편식을 더한 꼴이라 생각해서 참고, 한 아티스트당 하나의 앨범을 사는 걸로 만족했다.

1. Bud Powell 'The Amazing Bud Powell, Vol.1' (Blue Note, 1951)
2. Bill Evans 'Conversations with myself' (Verve, 1963)
3. Herbie Hancock 'Maiden Voyage' (Blue Note, 1965)
4. Keith Jarrett 'The Köln Concert' (ECM, 1975)
여기까지는 재즈 피아니스트를 중심으로 한 앨범들. 원래 아트 테이텀(Art Tatum)의 음반을 꼭 사고 싶었지만, 컴필레이션 음반 외에는 딱히 입고된 게 없어보여 대신 버드 파웰의 음반을 골랐다.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의 음반은 중간에 품절되는 바람에 어떤 앨범을 살까 고민하다가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솔로 피아노 콘서트 라이브 음반을 골랐다. 사실 이번에 주문한 음반들 중 가장 '위험한' 음반이며 어쩌면 트리오 토케이에(Trio Toykeät)의 앨범을 들었을 때처럼 당황해 할 지도 모르겠다.

5. Miles Davis 'Miles Ahead' (Columbia, 1957)
마일스 데이비스는 빼 놓을 수 없다. 앞으로 앨범을 살 때 빌 에반스와 마일스 데이비스 음반은 하나씩 꼭 사려고 한다. (그런데 그만큼 돈이 되려나?;;) 다음에 무조건 살 음반은 'Birth of a Cool'이랑 'Bitches Brew'.

6. Return to Forever 'Light as a Feather' (Polydor, 1972)
이 앨범은 이제나 저제나 언제나 사고 싶었던 음반이었다. 이 음반의 백미는 마지막 곡이자 가장 인기를 끌었던 '스페인(Spain)'. 난 아직도 이 노래가 나오면 하는 것을 다 멈추고 홀로 들으며 혼자 감동하곤 한다. 비록 수십번도 넘게 들었지만.

7. The Dave Brubeck Quartet 'Time Out' (Columbia, 1959)
KTF 광고에 삽입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Take Five'가 들어있는 음반. 작년에 정작 나는 못 사고 이모에게 권했던 기억이 난다. 이모가 나중에 너무 추천 잘 해 줬다고 극찬을 하셨는데, 결국 이제야 사게 되었다.

지금까지 이렇게나 많이 앨범을 산 적이 없었다. 그래서 사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고른 거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아, 이걸 왜 안 샀지?' 싶기도 하다. 물론 '알라딘'이라는 곳에서 구매해야 했기에 선택의 폭은 좁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애프터 아워즈(After Hours)라고 딱히 품절이 덜 되었다거나 훨씬 많은 앨범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기에는 희귀하거나 실험적인 음반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사고 싶은 앨범은 많지만, 듣고 싶은 음악은 많지만, 그래도 내 감상 성향은 '듣던 거 또 듣고 또 들어도 지루해 하지 않는' 것인지라 새로 산 앨범을 익숙하게 다 들으려면 아마 1년의 시간이 필요할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모든 앨범이 내 귀에 쏙쏙 잘 들어올 때의 이야기겠지.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키스 자렛의 음반을 빼고는 왠지 몇 시간이고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점?

한 번씩 감상하고 나면 감상평을 올려야지. 아, 차라리 나도 내 홈페이지에 Discography라는 란을 만들어서 음반 감상 후기를 남길까? ㅋ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