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배려]
Date 2009.09.10


정원이 형이 생일선물로 '배려'라는 책을 사 주었다. 형이 원하는 책을 말하라고 해서 주일에 전도사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책을 구입하기로 그날 그시에 당장 정했다. 자기계발서를 별로 읽지 않는 내가 이런 책을 읽겠다고 했다니! 하지만 돌이켜보면 자기계발서 뿐 아니라 일반적인 책들을 별로 읽지 않았다는 사실. 그래도 요즘 움베르트 에코의 '푸코의 진자'를 매우 재미있게 읽고 있다. 물론 나의 신앙에는 별로 영향이 없으나 유럽에서의 기사단의 존재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 달라서 호기심있게 읽고 있는 중.

아무튼 그렇게 선물받은 책을 이틀만에 다 읽었다. 책이 읽기 좋게 쓰여있기도 했기 때문이고, 사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 남들이 보면 '별 대수로운 내용이 아닌 것 같은데?'라고 할만했기 때문에 빨리 읽었을 수도 있지만, 쉽다고 넘겨 짚고 대충 읽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무엇보다도 읽는 내내 '내가 주인공이라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남들이 보기에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는 걸까?'하는 마음으로 내 행동을 돌이켜보면서 읽어서 정말 진지하게 탐독했다. 읽는 내게는 정말 잔잔한 충격이었다.

성공만을 위해 달려왔던, 그래서 남들이 받은 상처와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고 살아왔던 주인공은 일련의 시련(?)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배려가 부재했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책에서는 자신에게 솔직할 것을, 남들의 관점에서 행동할 것을 말한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주인공의 모습이 가끔씩 내 모습에 겹쳐지는 기분이 들어서 읽는 동안 가슴이 절절해지기도 했고, 정말 내가 어떤 누군가에게는 못되먹은 인간이었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자기계발서가 주는 교훈은 우리 주변 도처에서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 문제는, 우리가 살면서 그러한 교훈을 찾으려 하지 않고 굳이 통감하면서 자신의 삶의 행태를 바꾸려 하지도 않는다는 데 있다.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나도 어쩌면 '사스퍼거'적인 성질이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좀 더 나와 남과 사회를 배려하는 나'로 가꾸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생일맞이 일기도 쓰지 못했다. 이런. 축하해 준 가족,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이 사랑할게요.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