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삼일절]
Date 2010.03.01


언제나 그랬듯 삼일절은 국사책 속에서만 의미 있는 날인 것 같았다. 머릿속으로는 '오등은 자에...'를 추억하며 아우내 장터에서 목놓아 소리치던 한 여성을 떠올리지만 생활은 달력 위 다른 빨간 날과 다름이 없다.

학교에 갔다. 다른 자료를 마저 정리했다. 정리하고 나니, 이번 한 학기 안에 뭔가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다. 사실 이번 겨울 방학 내에 결과를 짠~! 하고 내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았다. 지금 100 중에서 90까지 다 왔는데 마지막 10을 남겨두고 큰 고비 하나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다. 지금 이걸 해결하려고 근 한달간을 끙끙대고 있는데 진척이 느리다. 사실 휴일도 많았고 그 외에 신경써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지만 요 근래 학업과 연구보다 다른 데에 더 정신을 쏟아서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긴 한다. 물론 다 중요한 실험실 관련된 일이고, 내 발전을 위한 일이긴 하지만.

어제 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다시는 근심 걱정을 하지 않기로 다시 한 번 더 마음 먹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모든 것을 주님께서 책임져 주신다고 말하면서도 은근히 불신하고 개인의 능력과 선택에 의존하는 이중적인 삶을 산다. 올 한 해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오로지 이끌어 주시는 대로 믿으며 나아갔으면 좋겠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했던 시간 동안에 더 많은 깨달음이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내게 더 발전적이었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학교가 앞으로 한두달 동안 북적거릴 것이다. 10학번이 들어왔다지만 어차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갑자기 문득 바라는 소원 한 가지: 올 한 해에는 뭔가 화끈한 게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아무튼 화끈한 거!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