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잡다한 도구 사용 능력은 필수]
Date 2010.03.10


요즘 절실히 느끼는 것 중 하나. 내가 살아가는 데 별로 유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 도구들이 언젠가 절실히 필요하게 되는 때가 있다. 연구계획서 및 미팅 자료를 만드느라 요즘 어도비 사에서 나온 illustrator CS4를 사용하여 여러 모식도 및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정말 이거 하나 제대로 (아니 제대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무궁무진한 것을 표현할 수 있었을텐데 싶었다. 과학하는 사람에게 이런 일러스트레이트/디자인 툴 프로그램을 잘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던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다 크고 나서 후회했을 것이다. 어릴 때 좀 배워둘 걸.

그것에 비춰보면 나는 꽤나 잡다하게 이것저것 많이 건드려 본 경우이다. 공부도 그런 식이었고, 컴퓨터 프로그램도 그런 식이었다. 악기도 그런 식, 외국어도 그런 식이었군. (아, 물론 잡다하게 이성에게 추근덕거린 그런 거 아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쪽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조금 다룰 줄만 알면 전혀 못 다룰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편리해지고, 삶이 윤택해진다는 것이다. 내가 이전에 포토샵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다 신기하게 여겼다. 혹자는 '펜 툴'을 자유자재로 다룬다면서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에 대해 놀라는 사람이 있었다. 스페인어를 조금 할 줄 아니까 사람을 다르게 보는 사람도 있었다.

요즘 액세스 2007 책을 사서 자습하고 있는데, 내 예상으로는 분명히 워드와 엑셀만으로 그 많은 실험실 일 및 내 일을 관리하는 일이 벅차게 될 그 날이 오게될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전문 프로그램인 액세스를 좀 익혀두면 100시간 할 일을 10시간에 다 해치울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동생한테서 illustrator CS4의 몇 가지 비기(秘技)를 전수받았는데, 내일 학교에서 좀 써 먹어 봐야겠다. 독일어 동사 변화형 좀 봐 둬야지.

어떤 사람은 제대로 하지 못할 바에야 할 줄 아는 거나 제대로 하는 편이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제2외국어 깔짝댈 시간에 영어나 더 익히라는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넓힐 수 없다. 한 우물만 파던 시대는 이미 지났고, 복합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기능을 창출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그런 논리는 사장되어야 마땅하다. 고로, 잡다하게 모든 것에 욕심을 가지고 배워라. 언젠가 거대한 보상으로 돌아올 때가 있을 것이니~! 그리고 원래 파던 우물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더 깊어진 것을 보게 될 거이어니~!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