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즐거운 학회 일정]
Date 2010.08.24


지금 여기 시간으로는 오전 9시 44분. 오전에 강연을 듣는 대신 박람회장으로 내려와 재미있는 과학 유머가 프린트 된 T-shirt를 세 장이나 샀다. 하나는 webelement.com에서도 봤던 삽화가 프린트된 티, 다른 하나는 i-Pod 티, 그리고 나머지는 Maxwell 방정식이 적힌 티였다. (다 유머가 숨어있는 셔츠라서 알아보는 사람은 분명 열심히 공부했던 사람일 것이다 ㅋ)

어제 저녁에 포스터 발표를 했다. 저녁 시간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포스터 세션에 참여해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저녁 시간이라 무료로 제공된 피자에 감격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지만, 정말 자유롭게 흥겨운 분위기였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맥주나 와인을 사서 들고 다니면서 포스터 발표장을 돌아다녔고, 나도 덩달아 피자 두 조각이랑 콜라 한 캔 이렇게 먹었다.

사실 내가 이번에 발표하는 내용은 이번에 COLL 섹션보다는 POLY/PMSE가 더 적합했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이렇게 외국에 나와서 포스터 발표를 한다는 게 어디야! 그리고 나는 아직 세 학기밖에 마치지 않은 그야말로 신출내기란 말이다. COLL이면 어떻고 POLY/PMSE면 어떤가. 양복을 입고 내가 만든 포스터를 판넬에 고정시키고 그 앞에 서 있는데, 서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오늘 아침에 교수님께서 학회장에 오셔서 점심 사 주시고 그랬는데, 포스터 세션 시작 시간 쯤에 발표회장으로 들어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시고 가셨다.

포스터 세션은 저녁 6시부터 8시까지였다. 2시간이면 길 줄 알았는데 그렇게 흥분된 상태로 있다보니 2시간도 그냥 훌쩍 지나가 버렸다. 어떤 사람은 내 포스터 앞에서 열심히 뭔가를 적고 있었고, 간혹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래도 COLL 섹션이다보니 블록공중합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저 물질을 합성했어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다. 실험 과정에 대해 묻는 사람도 있었다. 한국인들도 많이 왔다갔다했는데 현택환 교수님 방에서도 한 분이 오셔서 질문하셨고 어떤 분은 명함을 주고 가기도 하셨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Stefan Knoppe라는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은 블록공중합체에서 빠지지 않는 Spatz와 같은 그룹에서 일했던 사람이었고 실험과 관련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더 나눌 수 있었다. 지금 Spatz 그룹은 hydrogel을 만들어서 stimuli-responsive한 나노구조를 제조하는 데 몰두하고 있단다. 아세톤 어닐링으로 계층적 구조를 만들어 Angewandte Chemie에 논문을 게재했던 Z. Lin 교수와도 짧지만 몇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그 교수는 우리 교수님 성함을 알고 있었다. 사실 어제 이 분의 강연에 참석한 뒤 몇 가지 개인적으로 질문을 했었는데 편하고 자세히 잘 설명해줘서 참 고마웠었다. 안 그래도 다음 연구 주제에 아세톤 어닐링이 과정상 들어가 있는데,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어떤 일본인은 이 일이 논문으로 출간되었냐고 묻기에 submission 직전이라고 이야기했다. 아마 다음 한국 고분자학회가 되기 전에는 논문으로 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