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뜬금없는 메일이 날아왔다. 편지 첫머리에 Dear Dr. Sung-Soo Kim 이라고 쓰여 있기에 나를 잘 모르고서 그냥 보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지우려고 했다.

그런데 내용이 일반 스팸메일 ㅡ 예를 들면 제품 소개, 학회 소개, 저널 소개용 홍보 메일 ㅡ 이 아니었다. 내용인즉, 10월 말에 중국 칭다오(??)에서 학회를 하는데 거기 프로그램에 'Young Scientists Forum'에서 'Nanopatterning of graphene materials by diblock copolymer micelle lithography'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 줄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이걸 받고 좋아해야 하나 아니면 의심해야 하나 모르겠어서 일단 교수님께 포워딩을 해 드렸다. 사실 이 학회는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신생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학회인데다가 참여하는 사람들의 면모를 잠깐 살펴보니 유명하거나 권위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지는 않은 듯 했다. 게다가 10월 말이면 내가 전문연구요원 훈련소집기간이라서 어차피 참석할 수조차 없는 상태이다. 교수님께서는 축하한다고 말씀하셨지만 어쨌든 이 학회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뜻이었다. 굳이 우리에게 호의와 혜택을 베풀어주면 '가 줄 수는' 있으나 우리가 구태여 돈을 들여가며 이 곳을 찾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리라.

아무튼 신기했다. 정말 권위있는 과학자가 되면 여기저기서 불러대느라 콜링 메일이 쏟아지겠지?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튼 비록 유명하지 않은 남들도 잘 모르는 학회에서 온 초청장이긴 했지만 기분은 참 좋았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