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지난 4주간 받았던 기초군사훈련 수료식을 거행하는 날, 기분은 정말 시원섭섭했다. 처음 동화교육, 그리고 이어진 경계, 화생방교육, 사격과 행군, 수류탄과 각개전투 등등등. 늘 실험하고 연구하고 공부하던 내게 정말 익숙하지 않은 일들이었고 앞으로도 (전쟁이 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다시는 해 보지 않을 힘든 일들이었을 테지만 긍정적으로 밝게 잘 해냈다고 자평한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도우심, 그리고 같은 생활관과 세면실, 화장실을 나눠 쓴 분대원들, 소대원들, 그리고 많은 분대장들과 장교 및 간부들의 헌신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수료식에 방문하신 것은 정말 놀라운 사건이었다. 훈련소에서 3주차 쯤에 전화드렸을 때 확답을 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내용을 전달드리지 못해서 아마 못 오실 걸로 생각했는데 나를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에 내 귀를 의심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십 몇년만에 무궁화호를 타고 수원으로 올라온 뒤 지하철을 타고 안양에 와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생각해보니 왠만한 대중교통 수단을 다 이용하고 돌아왔네.


와서 오랜만에 광어회를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핸드폰을 켜니 수많은 메일과 메시지들이 쌓여 있었다. 같은 전우들 핸드폰 번호를 저장하고 카카오톡을 하며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니 벌써 졸릴 시간. 내게는 아름답고 깊은 추억으로 자리잡은 지난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이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