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아주 새파랗게 젊은 아이는 컨츄리 음악을 내놓았고,

60대의 긴 가수 경력을 자랑하는 어르신은 모던록과 브릿팝을 내놓았다.

 

뮤직비디오를 보니 로이킴의 것은 사실상 거의 영상화보 수준이었고 ㅡ 특히 화면 전체를 뽀얗게 처리한 그건 좀 '저게 사람 피부인가 아니면 도자기인가?' 싶었다. ㅡ 조용필의 것은 내용은 전혀 알 수 없지만 외국 느낌이 물씬나는데다가 유쾌하고, 아무튼 Carly Rae Jepsen의 'Call me maybe'의 남자 버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랬다.

 

사람들은 가왕의 귀환이라며 조용필의 'Hello'에 열광하고 있는데, 내 개인적으로 그것은 노래를 부르는 주체가 조용필이라서, 그리고 그냥 조용필이 아니라 '60대'의 '노래 잘 하는', '전설적인 가왕'이라는 수식어들이 있기에 더 주목을 받는 게 아닌가 싶다. 정말 신선하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을 정도로 세련되게 젊은이들의 음악을 자기 것으로 포용한 것 같다. 하지만 그걸 '좋다!'라고 표현할지언정 정말 '끝내준다!'라고 표현하기에는 현재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물론 앨범 전곡을 들어봐야 알긴 하겠지만. 여기에는 도대체 '조용필 음악'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잘 모르는 한 젊은이의 인식 부재에서 초래된 공감 불능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한편 로이킴이 노래하는 걸 처음 들어보는 나로써는 그의 음원 '봄봄봄'이 "왜 이 사람이 슈퍼스타 K4의 승자가 되었는가?"에 대한 해답을 주는 것으로 느껴졌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넋두리같은 '봄봄봄봄보봄봄...' 요것만 빼면 뭔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말랑말랑하게 봄을 찬미하며 마치는 느낌. 로이킴의 목소리가 약간 버스커버스커 보컬리스트의 약화 버전인 것 같은데 아무튼 이 계열의 목소리가 현재 이 시점에서는 가장 대중성이 있는 목소리가 아닌가 싶다. 나도 그런 대중에 속해서 그런가, 상당히 듣기에 좋다. (다만 버스커버스커의 소리는 너무 강해서 그런지 금방 질려버려 오래 듣고 싶지는 않다. 예전에 지하 체력단련실에서 그들이 부른 'I believe'를 네 번 연속 듣다가 정신이 혼미해지는 사태에 이른 적도...)

 

여담인데 조용필의 'Hello'를 듣다보면 예전에 'Nirvana'의 'Smells Like a Teen Spirit'에 등장하는 'Hello'가 자꾸 겹쳐진다 ㅋㅋㅋ 단지 박자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