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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만연한 성범죄는 '이성으로 짓누르지 못한 개인의 그릇된 성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왜곡된 위계 및 서열 중심의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배웠다. 따라서 연극영화계, 문인계, 정치계 등에서 봇물 터진 듯이 쏟아져나오는 성범죄 폭로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사회 구조가 얼마나 경직된 수직적, 권위적 구조인지를 여실하게 드러내는 일련의 사건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MeToo 운동을 지켜면서 '저놈 잘못했네.'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해당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행동이긴 하지만, 그와 더불어 왜곡된 사회 구조에 뿌리 깊히박혀있는 덜 떨어진 인권의 현장을 직시하고 어떻게 하면 이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깊이 성찰해보는 시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만 비로소 MeToo 운동이 단순한 폭로전이 아닌, 우리 사회의 발전과 성숙을 촉진시키는 진정한 인권 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사회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돌이켜보면 나도 꼭 떳떳하게 지낸 것은 아닌 것이, 나야말로 남자들의 사회에서 횡행하는 온갖 왜곡된 성 담론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잠재적 공범이 아니던가? 남을 비웃기보다는 성과 관련된 인권에 대해 재고하는 시간, 성찰하는 시간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