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카페에서 과테말라 드립 커피를 머시는 게 아니었다. 초콜릿의 성스러운 날이었던 밸런타인 데이 어느 겨울밤의 카페인 폭풍은 고요히 자리에 누워 자려던 내 육신을 뒤척이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내 영혼까지 쇠잔하게 만들고야 말았다. 단 한숨도 자지 못했던 긴 밤을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진 연수계획서 활자들과 함께 했다.


그러고나니 매섭게 추운 바람이 들이닥쳤다. 손은 꽁꽁 얼었다 풀리기를 반복했는데 마치 대구를 얼렸다 녹였다 하는 것 같았다. 오후 기온도 영하. 급작스런 맹추위에 기운도 쑥 빠졌다. 스페인어 학원을 가기 전에 원룸 난방을 '외출'로 맞춰놓고 나왔다.


지하철 안은 따뜻하다. 살짝 졸립긴 하지만 버텨야 한다. 대신 오늘 바은 쓰러져 보란듯이 곤히 잘거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