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등록한 헬스장에서 오픈 및 등록 기념으로 두번의 트레이닝 세션을 무료로 제공해주었다. 오전 트레이너 강사가 지난 화요일과 오늘 오전에 (혹독하게) 나를 훈련시켰는데, 화요일에는 등이 찢어지는 줄 알았고, 오늘은 허벅지와 어깨가 아작난 줄 알았다. 사실 내일 허벅지 상태가 심히 걱정된다. 기어다녀야하는 거 아닌가 몰라...


두 번의 무료 세션 뒤에 은근슬쩍 PT 이야기를 꺼내는 트레이너. (사실 최근 피트니스 센터의 수입은 PT와 GX에서 가성비 높게 창출되는 것을 나 역시 모르는 바 아니다.) 물론 PT는 모든 이들이 권장하는 바이다. 제대로 배우고 운동해야 부상 없이 건강하고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나도 그간 학교의 체력단련실에서 운동할 때 PT 를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참 많았으나 내가 그런 몸을 키우는 목적으로 운동하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바쁜 대학원생은 몸에 신경쓸 에너지와 시간을 연구에 오롯이 쏟아야한다는 생각에서 번번이 내려놓았다.


하지만 졸업을 하고, 그동안 약 7년간(!) 헬스장에서 운동했던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들인 시간과 돈만큼 나도 많은 이득을 누렸다고 생각했지만, 남들이 볼 때엔 고개를 갸웃거릴 만하다. 그도 그럴것이 어느 한계 이상으로 무리해서 운동을 하려하지 않는 내 습성상 부하를 점진적으로 늘리며 반복해야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내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정상 체중의 범위에 들어와 있으나 여전히 낮아 보이는 것은 단지 숫자에서만 느껴지는 안타까움이 아니다.


그런데 지난 이틀간의 트레이닝을 경험해보니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주고 (사실 괴롭히거나 혹은 혹독하게 고통을 가하난 것 같지만) 지도해준다면 내가 전혀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을 이렇게 해볼수 있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트레이너가 특별히 이 이틀간의 무료 세션동안 친절하게 대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나도 모르게 자세와 중량에 신경쓰는 것을 보면서 단지 '배우는 것' 이상의 심리적인 효과와 도전정신이나 극기와 비슷한 감정을 불어넣어주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가격은 세다. 그러나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왜냐하면 지금이 아니면 평생 해보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단지 살기 위해서 운동한다는 변명같은 누추한 이유보다는 좀더 그럴듯한 '내가 운동하는 이유'를 획득하고 싶은 마음도 솔직히 있기에.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