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전자신문에 기고한 글 '[ET단상]코로나 시대의 연구'의 출판을 위해 작성했던 제출본입니다. 신문에 실린 기고문은 좀 더 다듬어 자수(字數)를 줄였습니다. (https://www.etnews.com/20200512000200)


2020 도쿄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장면 중 하나는 대한민국 혼성 양궁팀이 선보인 ‘로빈후드 화살’이었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앞서 쏜 화살을 꿰뚫고 과녁에 꽂히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탄해 마지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부러진 화살에서 검은 섬유 파편들이 튀어나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금빛’ 화살이 ‘검은빛’ 탄소를 기반으로 한 복합소재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성 원소 대부분이 탄소인 소재가 금속이나 고분자 재료에 분산되어 있는 소재를 탄소복합소재라고 하며, 양궁 화살에서 볼 수 있듯이 가볍고 강한 탄소섬유가 주로 사용된다. 특히 직조된 탄소섬유가 플라스틱에 포함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은 높은 강도와 가벼운 무게 덕분에 항공기, 우주선, 풍력발전기 날개, 스포츠/레저 용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자동차 업계에서도 탄소 중립 실현과 연비 향상을 위해 CFRP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덕분에 세계 탄소복합소재 시장은 매해 크게 확장되는 추세이다.


다만 탄소복합소재가 가진 유일한 단점은 높은 제조 비용. 그래서 최근에는 복합소재의 핵심 재료인 탄소섬유의 가격을 낮추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고가의 폴리아크릴로나이트릴(PAN) 대신 화석 연료에서 얻는 피치나 식물유래 폐기물인 리그닌과 같이 비교적 저렴한 원료를 사용하거나, 공정을 개선하여 빠른 시간 내에 적은 에너지를 들여 탄소섬유를 제조하는 데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은 탄소산업의 혁신을 통해 탄소복합소재를 우리 주변에서 친근하게 찾아볼 수 있는 내일을 기대해 본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