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의 방황을 접고 새로이 실험을 계획해서 착수한지 이틀이 지났다. 산화 그래핀으로 조금 두꺼운 필름을 만드는 것이 현재 목표였는데, 이제껏 Nitrocellulose 멤브레인에 묶여 있어 앞으로 나아가지도, 그렇다고 뒤로 물러나지도 못한 애매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최근에 논문 두어편을 읽은뒤 (그중에서 작년에 Nature Chemistry에 출판된 논문 한 편이 아주 결정적이었다.) 양극산화알루미늄으로 제조된 멤브레인을 사용해보았다. 결과는 무척 고무적이었다. 아직 이 필름을 제대로 박리하려면 하루이틀 결과를 더 얻어본 뒤 정리해아겠지만, 대체로 '실험이 성공하여 다음 단계로 진행될 것 같은' 냄새가 풀풀 난다. 이거 무척 좋은 징조다. 박사과정 때 생각만 하고 수행을 못했던 주제인데 박사후연구원 과정 계약이 끝나기 전에 마무리지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그나저나 요즘 화학에 스페인어에 컴퓨터에 신학책까지 두루두루 섭렵하느라 잠을 늦게, 그리고 조금 자고 있다. 지금 뭔 고생을 사서 하나 싶기도 하지만 내심 즐기고 있다. 늘 이런 한결같은 기분이었으면.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