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비슷한 증상은 주말 중에 거대하게 커졌고, 토요일 밤에는 끓어오르는 열 때문에 끙끙 앓았다. 금요일에 학내 보건소에서 긴급 검진을 받았을 때에는 분명 독감은 아닌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증상은 꼭 독감같은 것이 참 아리송하단 말이지... 기사를 검색해보니 요즘 한국에는 3가 백신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야마가타형 B형 독감이 유행이라고 하던데 미국도 한국과 같은 북반구니까 같은 상황인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아무튼 독감 키트에 따르면 독감이 아니라고 했고, 예전에 독감에 걸렸을 때와 같은 격렬한(?) 오한이나 근육통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좀 심한 감기몸살인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이렇게까지 앓게 될 줄은 몰랐으니 조금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계속 끓인 물과 한국에서 가져온 귤껍질, 그리고 꿀을 넣어서 차를 만들어 마셨고 약국에서 산 해열진통제인 이부프로펜을 하루에 두세알 정도씩 먹으며 버텼다. 물수건도 준비해서 열이 심하다 싶을 때에는 머리에 얹어두고.


그 결과 월요일인 오늘은 차도를 보이고 있다. 우선 해열진통제를 복용한지 12시간이 지났는데도 열이 오르지 않는다. 해열제의 약효가 다 끝나더라도 열이 다시 나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면역 체계의 對바이러스 전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다. 그런데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가래가 들끓는다. 한 며칠간은 이 장렬하게 전사한 시체들을 다 걷어낼 때까지 귀찮은 작업들을 반복해야 할 것 같다.


한동안 질병과는 전혀 무관하게 살았더니 조금 느슨해졌던 것 같다. 개인 위생에도 더욱 신경쓰고 집안 습도 조절에도 좀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이것저것 먹을 거랑 가습기같은 걸 좀 사둘까 한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