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 선거를 왜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면, 이미 이번 대선의 결과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개개인의 정치 성향과는 무관하게, 국가 안정과 산적한 대내외 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라면 이번 대선 결과는 이렇게 나오는 것이 당연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진행된 개표 방송이 3년 전과는 달리 너무나도 싱겁게 끝난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이자 다행(?)이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 정부의 출현은 21세기 대한민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초대형 사건이지 않았나 싶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탄핵된 대통령이 그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세대의 혹은 한 세력의 일망타진(一網打盡)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정치 진형에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큰 변화를 촉발했다. 팽팽한 긴장을 노련하게 십 수년은 더 유지할 수 있었던 진영 갈등의 무게추를 한 쪽으로 확 쏠리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게 진정 그가 원한 이야기의 흐름이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향후 20년 간 대한민국은 보다 자유주의(liberalism)에 기운 사회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다만 이번 개표결과를 지켜보니, 지금의 2030이 사회의 주류로서 핵심적인 일을 도맡게 될 20년 후에는 이러한 흐름도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금의 2030, 특히 남성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정면으로 도전할 가능성이 높기에 어쩌면 10~20년 후에는 현재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급진적인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 지도 모를 노릇이다. 우리 정치의 의제가 서구권에 항상 40여년 정도 뒤쳐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급격하게 변화하는 대한민국의 특성 상 그게 한 10여년 정도로 좁혀질 듯하다. 적어도 2040년 정도가 되면 유럽에서 목도하는 변화를 우리도 고민하고 있을는지도...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