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uorF's Laboratory

go to the main page

웹사이트 소개

Introduction of the website

fluorF 소개

Introduction of fluorF

새로운 소식

News

하루 이야기

Daily essay

Articles

사진첩

Album

방명록

Guestbook

facebook_fluorF twitter_fluorF youtube_fluorF linkedin_fluorF pinterest_fluorF

하루 이야기

Daily essay

fluorF
2022.11.17 00:21

아래는 전반부에 대한 내용을 조금 더 확대해서 새로 쓴 것이다:


내가 현재 출석 중인 교회가 속한 대전교구의 한 사제(司祭)가 그제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염원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이유로 당일 바로 교구장 주교(主敎)의 직권으로 면직(免職) 처분을 받았다. 서품받은 사제가 교회 공동체의 총의(總意)가 아닌 주교의 직권으로 면직된 것에 대해 몇몇 신자들이 설왕설래하는 듯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관구 법규 3장에 따르면 어쨌든 주교는 성직자나 신자에 대한 징계를 행할 직무를 지닌 사람이니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은 일단 아니라고 본다. 물론 교구 내 회의 및 청문 절차가 있어 이러한 결정을 민주적(民主的)으로 이끌어낸다면 더 모양새는 좋았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교구 내 관계자들은 이런 민주적 절차를 밟는 것이 무의미하게 시간만 끄는 행동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문제의 발언을 한 사제가 자신의 발언이 초래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단지 미숙한 SNS 사용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이 공개된 탓에 불편을 끼친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 자신의 발언에 대한 판단과 회개의 고백이 전혀 없는 이런 행동은 그나마 사태를 좀 부드럽게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졌던 일말의 희망을 산산히 부쉈음에 틀림없다. 사도 바울로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서 '적은 누룩이 온 반죽을 부풀게 한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지 못합니까?'라고 말하는데, 교구 내 관계자들은 아마 이 말을 떠올리며 사태가 확산되기 전에 신속하게 견책(譴責)을 집행하는 것이 선하다고 보았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후 자신의 계정을 삭제하고 그 어떠한 추가적인 공개적 의견 제시도 없는 것을 보아서는 이 판단이 틀리지는 않았다고 본다.) 

한편 사목교서를 통해 대전교구의 주교는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의 참된 가르침은 생명이 존엄하다는 것이며, 예수님의 가르침은 서로 사랑하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문제의 사제는 이 가르침을 무시하고 잃었다는 이유로 견책의 대상이 되었다고 선언했다. 즉, 이 사제는 정치적인 발언을 개인 SNS에 올렸다는 이유로 면직된 것이 아니었다 ㅡ 오히려 우리 교회 공동체에서 보존해야 할 하느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견책의 목적은 한 사람의 징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ㅡ 이를 통해 하느님의 가르침을 다시 상기하고 신자들에게 이를 권면하는 데 있었다. 신약성서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무슨 견책이든지 그 당장에는 즐겁기보다는 오히려 괴로운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견책으로 훈련을 받은 사람은 마침내 평화의 열매를 맺어 올바르게 살아가게 됩니다.'라고 기록된 것처럼, 최근 교회 내에서 시행된 이 견책이 문제의 발언을 한 사제의 열매맺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교구 내 교회 공동체의 건강한 신앙생활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