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을 적절히 잘 끝내 놓았고 ― 물론 시간이 부족해서 여러 실험 중 하나는 날려 먹었지만... ―, 크리스마스 전야 예배도 잘 마무리 지었고, 청소와 빨래, 설거지를 모두 완벽하게 했고, 쓰레기도 모두 비웠다. 오늘 최종 과제는 짐을 싸는 것이었는데, 최근에 타겟(Target)에 갔다가 장만한 더플 백(Duffel Bag)에 휴가 동안 입을 옷가지며 전자기기며 다양한 물품들이 모두 다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 원래 백팩 하나에 더플 백 하나를 가지고 갈까 싶었으나 왠지 가방 추가 요금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백팩을 굳이 가져갈 필요가 없는지라 이거 어떻게 해야하나 지레 겁을 먹었었는데, 정작 짐을 싸보니 더플 백 하나만 가져가도 되게 생겼다.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새벽에 일어나서 수퍼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갈 예정이다. 미니애폴리스는 이번주 미국에 닥쳐온 혹한으로 인해 거의 평균 기온이 -20도 가까이 내려가 있을 것 같은데 ― 그 말인즉 체감온도는 -30도란 뜻이다. ― 워싱턴을 비롯한 동부 지역은 그나마 사정이 나아 여기보다는 대략 10~15도 정도 높을 것 같다. 그래봐야 영하 아니냐고 반문하겠지만, 미네소타의 겨울을 경험하다보면 -10도까지는 그냥 그렇다. 같은 연구실을 쓰는 포닥도 내 여행지가 워싱턴이라는 것을 알고 'cool Christmas'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할 정도이니...


이미 모든 여행 계획은 확정되어 있으니 이제 훌훌 떠나서 직접 경험하는 일만 남았다. 이번 여행은 굉장히 여유로우면서도 볼 것은 확실히 다 챙기는 유익한 여행이 될 것 같다. 여행 기간동안 밤에 숙소에서 시간이 날 때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는 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딱 좋을 것 같다.


아참. 모든 방문객들에게 Merry Christmas!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