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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야기

Daily essay

fluorF
2021.12.11 10:17

안녕하세요! 제가 생각하는 선비상이라고 한다면, 『예기』에 이런 구절이 있다고 합니다: "군자는 간사한 소리와 어지러운 빛깔을 귀와 눈에 머물러 두지 않으며, 음란한 음악과 사특한 예절을 마음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태만하고 사악하고 편협한 기운을 몸에 베풀지 아니하여, 귀와 눈과 코와 입과 마음의 지각과 몸의 온갖 기관으로 하여금 모두 순하고 바름으로 말미암아 그 옳은 도리를 행하여야 한다." 과학을 공부한 입장으로서 저는 이를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진정한 선비란, 배운 것과 경험한 것을 토대로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배격하고 올바르다 생각하는 언행을 관철하는 것이다."

문제는 올곧고 바른 것과 고집불통이면서 수구적인 태도는 전혀 별개의 것인데, 조선시대 양 난(亂) 이후 서인(西人) 중심의 성리학 교조주의가 대두된 뒤, 19세기 이후 유림들이 보인 시대에 뒤떨어진 태도가 선비에 대한 작금의 인상 ㅡ 즉 과거의 것에 얽매여 새로운 것을 배격하며 지적질만 해대는데, 알고 보면 정작 실속있는 학식과 지혜는 갖추지 못한 백수들 ㅡ 이 굳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인식이 보편적인 2021년 대한민국을 사는 사람들에게 공개된 이 글에서 ,'선비같다'라는 표현은 이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지요.

어느 하나만이 옳다고 믿으며 사는 사람들은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간에 이런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과거 수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그랬고, 정치 지도자들이 그랬으며, 학자들은 물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도 그러했지요.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긴 하지만, 과학의 역사를 훑다보면 이런 자세가 인류 사회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자명합니다. 비록 이룬 것 없는 보잘 것 없는 작은 학자인 제가, 스스로 '선비'임을 자처하면서도 이런 선비가 되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