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영미와 배구 경기를 보러 그 멀고 먼(?) 충남 천안까지 갔다. 사실 배구는 예전에 삼성화재의 쌍거포 신진식과 김세진이 펄펄 날 때부터 익히 알고 있었지만 프로배구로 바뀐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배구경기를 TV로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 배구 경기를 보러 가자고 했을 때는 흠칫(!) 놀랐지만 아무튼 시간도 맞고 게다가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가면 언제나 후회하지 않는다는 마드리드의 교훈이 있기에 기꺼이 가게 되었다.

이젠 배구도 프로배구니까 각 팀마다 연고지를 두고 경기를 진행한다.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연고로 둔 팀은 현대캐피탈. 팀 명칭은 스카이워커스(skywalkers). 총선 직전이라 경기장 주변에 유세인원이 엄청 많았다. 예매한 표를 끊고 주변 음식점에서 맛있게 쌈밥(!)을 먹은 뒤에 곧장 배구장으로 향했다. 아참. 밥 먹으러 가기 전에 현대캐피탈 마스코트와 치어리더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인터뷰까지도 했다. 물론 나는 한 마디도 안 했지만 ㅋ

경기장에 들어가니까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양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헉, 다들 키가 크고(대부분의 신장이 190~200cm), 늘씬하고, 게다가 잘 생겼다 -.-;; 진짜 예외가 없이. 농구선수나 축구 선수들 중에도 키 크고 몸 좋은 사람이 있을지언정 이렇게 코트 위의 사람들이 잘 생기지는 않았는데 -.-;; 완전 부럽네 이거. 나중에 아들에게는 무조건 배구를 하라고 강요를 해야겠다. :)

VIP석에서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다. 그래서 선수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이 정말 한 눈에 들어왔다. VIP석에는 경기 관람 시 즐길 수 있는 과자 및 음료와 응원용 셔츠와 수건이 무료로 제공되었다. 우리는 재빨리 셔츠를 옷 위에 입고 수건을 펼쳐가며 돌려가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가끔 전광판에 우리가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손을 흔들기도 하고 그랬다. KBS NTV에서 중계를 한다는데 이게 그대로 나올라나 모르겠네.

진짜 소리를 어찌나 질러대며 응원을 했는지. 그만큼 경기가 재미있었다. 강스파이크와 시간차 공격이 펄펄 날고, 블로킹이 성공할 때의 짜릿함은 물론이거니와 서비스 에이스로 추가득점을 하면 아주 광분(?)하기 일쑤였다. 나도 어느새 현대캐피탈의 팬이 되고야 말았다. 특히 외국인 선수 중 '로드리고'라는 선수가 득점하면 맞은편 응원석에서 베토벤 '비창' 3악장에 맞춰 '로!드!리!고!'를 연신 외쳐대는데 그거에 흠뻑 빠졌다 :)

결과는 현대캐피탈의 3-1 승리. 승리 후 선수들이 세리머니로 춤을 추는데 아주 재미있는 순간이었다. 배구가 갑작스럽게 좋아진 그런 하루? 아무튼 그간 배구경기를 보지 않아서 그 재미를 잊고 살아왔는데 오늘 정말 제대로 즐겼다. 배구 경기를 보러 가자고 한 영미한테 오히려 무한한 감사를 :) VIP석 기념으로 받은 사인볼은 늘 집에 모셔두고 있어야지! ㅋ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