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월이 지나간다. 그리고 겨울도 지나간다. 그렇게 춥지도 않았던 사상 가장 따뜻했던 겨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내복을 이렇게 안 입었던 겨울이 없었으니 말이다.


2월의 중후반부는 소치 동계 올림픽과 IRTG 워크샵으로 화려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난 오늘, 새롭게 맞이하게 될 복잡한 연구와 논문 쓰는 일로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해야겠지만 그 전에 잠시 좀 놀며 쉬어도 괜찮겠지 싶어서 부여에서 집으로 돌아와 그냥 탱자탱자 놀고 있었다. 독일 애들은 하루하루 지나가는 시간들이 아쉬울테니 지금 이 밤에도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겠지?


지금은 약간 무기력증같은 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아마 내일 예배를 드리고 다시 '바쁜 생활'에 적응하게 되면 그렇게 느끼는 것도 사치라고 빈정대고 있을 내가 분명하다. 퍽 즐거운 일주일이었다. 강렬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익숙했던 도시(대전, 부여)에 익숙했던 사람들과 만나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서 이런 기분이 드는 게 아닌가 싶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