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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등장하는 수학 관련 내용을 제외하고는 학부와 대학원 때 배웠던 학습 내용이 일종의 '스포일러' 역할을 했지만, 작가의 광기 어린(?) 상상력이 굵직한 사건들 사이를 잘 메워주었다. 작가의 말마따나 앞쪽은 사실의 열거에 가까운 반면, 뒤로 갈수록 작가의 묘사가 더 강한 인상을 남긴 편인지라 '진짜 슈뢰딩거와 하이젠베르크가 이랬나?' 싶을 정도였다. (나중에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배워왔고 읽어왔던 화학과 물리학의 연구 이야기가 이렇게 소설로 극화될 수 있을만큼 충분히 흥미진진한 사실임에 왠지 모를 짜릿함도 느꼈다. 어떤 이들은 도대체 작가가 얘기하는 개념이 마치 미래 공상과학에서 얘기하는 그 어떤 가상의 이야기인양 받아들이겠지만, 저것은 이미 교과서에 나와 있는 사실로서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시험 문제에 나오던 것들이 아니던가!
이 책은 기존 과학 관련 서적에서 느낄 법한 것들을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과 지식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혹은 가늠할 수 없는 혼란 그 자체의 과학적 사실을 마주한 사람이 무너지거나 혹은 극복하는 과정을 조망하다보면, 과학사가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그리고 과학사도 결국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투쟁 ㅡ 단재(丹齋) 신채호가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라고 했던 것처럼 ㅡ 그 자체임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