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실험실 MT]
Date 2010.08.10
실험실 MT차 1박2일 일정으로 강원도 영월에 머물렀다. 주요한 행사는 동강(東江) 래프팅, 한우 고기, 그리고 레크리에이션이었다.
9시 반까지 사당에 모여서 영월을 향해 내달렸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당황했다. 가평에서부터 영월까지는 내가 차를 몰기도 했는데, 확실히 남의 차는 달랐다. 속도감과 브레이크감이 다르다보니 나도 모르게 속도가 저만치 올라가서 화들짝 놀라기도 했고,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밟을라치면 차가 움찔움찔해서 놀라기도 했다.
영월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바로 래프팅을 했는데, 래프팅은 생각보다 고생스러웠다. 수량(水量)이 많지 않아 거의 2시간 내내 노를 저으면서 강 위를 떠다녔는데, 지도하시는 분의 '양현 앞으로 하나~둘~'이 아직도 내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이날 상체 운동은 다 했다. 게다가 중간 중간에 물에서 놀기도 하고 그랬는데 수영 몇 번하고 몸을 놀려대니 금세 체력이 소진되는 것 같았다. 물론 누구 하나 낙오없이 래프팅을 마쳤지만 익히 들어온 대로 급류를 타는 그런 래프팅이 아니라서 약간 당황스럽기는 했다. 하지만 강원도에 오면 항상 자동차로 도로 위를 달리며 주변 경관을 슥슥 훑어보는 수준에 그쳤는데, 보트에 앉아서 보니 정말 아름다운 강원도의 모습이 그대로 한눈에 들어와 기분은 좋았다.
래프팅이 생각보다 늦게 끝나서 모두들 굶주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이 한우 정육식당이었는데, 정말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이번에 깨달은 것은 한우는 많이 먹을 것을 기대하고 가서는 안 된다는 것. 다음에는 정말 맛있는 부분을 적당히 먹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겠다. 돼지고기처럼 쇠고기를 먹었다가는 정말 오히려 탈만 날 것 가다는 생각이 식사 중에 불현듯 들었다.
그 다음은 우리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해서 하는 게임들이었다. 이번에 DAAD(독일 교환학생 프로그램)에서 Bernd Oschmann이라는 학생이 와서 앞으로 7개월간 우리 실험실에서 함께 생활을 하게 될텐데 그 학생도 이번 MT에 참여했다. (무려 MT 전날에 한국에 도착한 상태였다.) 그 학생이 이번 MT를 재미있게 즐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이번 MT때 그 학생에게 고스톱을 가르쳐주었다. 새벽 3시까지 했는데, 그에게는 고문이었을까 좀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뭐 아무튼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나와 같은 나이이고, 카푸치노를 즐겨 먹으며, Jamiroquai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나와 무척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더 험난했다. 태풍 '뎬무'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춘천에 들러 맛있는 닭갈비 ㅡ 진짜 맛있었다. 다음에 한 번 사람들 데리고 가고 싶다. ㅡ 를 먹고 안양에 돌아오니 세상에 벌써 저녁 7시 반이네. 몸은 그렇게 피곤하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오늘 밤까지 너무 무리하면 이번 한 주 전체 피곤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일기를 마저 쓰고 바로 자려고 한다. 아무튼 MT는 정말 즐거웠고, 이제 남은 것은 ACS학회이므로 논문 작업과 포스터 작업에 차질 없도록 각별히 신경쓰면서 이번 8월을 보다 더 뜨겁게 보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