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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가슴은 새가슴의 반대로 1,000명 중 1명이 가지고 있는 선천성 흉곽기형이라고 한다. 오목가슴은 가슴폐의 발달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져 흉골이 마치 함몰된 것처럼 나타나는 증상으로 심한 경우 함몰된 부분의 흉곽이 심장이나 폐를 짓눌러 호흡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어제 많은 도움을 주었던 곳은 비슷한 오목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였다. 나는 지금까지도 내가 오목가슴인 것은 너무 말라서, 혹은 그간 운동을 안 해서 생긴 후천적인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사람들이 올린 가슴 사진들을 보자 (참고로 모두 남자들이 올렸다!) 생각이 달라졌다. 아, 선천적으로 나와 같은 흉곽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에 생각보다 많구나. 유튜브에 들어가니 이 세상에는 오목가슴을 가진 사람의 수가 훨씬 더 많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오목가슴 형태를 찍은 영상을 올렸고 거기에는 나도 그와 같은 증상이 있다는 댓글들이 많이 달려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오목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마른 체형이었다. 그리고 오목한 정도도 사람에 따라 무척 다른데 보기만 해도 정말 심각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목가슴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미한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은 오목가슴으로 인해 배가 가슴보다 더 나와 보인다는 일관적인 불평을 하고 있었고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절대 배가 나오지 않았는데 일견 나온 것처럼 보인다.) 어떤 이는 호흡과 수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건 이 오목가슴이 정신적으로 주는 영향. 오목가슴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수영장이나 해변 등 '윗옷을 벗어야 하는 장소'에 가기를 꺼려하는데 이는 흉곽의 형태가 정상과는 달라 놀림이나 기이하게 여기는 대상이 때문이라고. 또한 한창 얼굴과 몸에 관심이 많아지는 청소년기에는 이것이 정신적 상처가 되어 자신감을 결여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하는데, 정말 많이 공감했다.
아무튼 이러한 오목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행하는 일들을 살펴보았다. 첫번째로는 아무래도 수술인데, 이 수술법은 1990년에 미국에서 개발되어 1999년경에 한국에 도입되었다고 한다. 현재 한국의 의료진이 이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의 보유하고 있다는데 이 말을 들은 실험실 형이 '생각보다 그런 증상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 돈이 좀 되는가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고보니 맞는 말이다. 아무튼 이 수술은 흉곽 기형을 바로 잡기 위해 겨드랑이 아래 2~3cm 정도를 절개해서 거기로 굽은 호 형태의 쇠막대기를 가슴뼈 아래에 집어넣어 형태를 교정하는 것이다. 물론 다른 방법도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사용해서 오목가슴을 교정한다고 했다. 두번째로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처음에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든 것이었는데 흡입기(vacuum bell)를 사용하는 것이다. 마치 부황을 뜨는 것같은데 거대한 그릇 모양의 용기를 가슴팍에 붙이고 펌프를 통해 진공을 뽑아낸다. 그렇게 되면 진공으로 인해 가슴팍이 들려 올려지게 되고 이것을 매주 수 번씩 수 시간 동안 반복하면 흉곽을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는 것이다. 흡입기의 가격은 대략 65만원인데 모두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라고 한다. 세번째는 운동이다. 운동은 가장 효과가 없다고 알려진 방법이지만 그래도 건강과 건장한 육체를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오목가슴을 운동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려진 것이고 오목가슴을 가진 사람들은 명치 부분의 안쪽 가슴에 살을 붙이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사실 관련 내용을 찾아보면서 좀 좌절되는 면이 없잖아 있었는데 그래도 중증의 상태는 아닌 것으로만 해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튼 이런 비슷한 흉곽을 가지는 사람이 세상에 생각보다 꽤 있는 걸 보니 기분이 좀 신기했다. 어떤 사람은 유튜브에 오목가슴 교정 수술 일지를 모두 영상으로 만들어 업로드했는데 수술 전후가 확연히 달라져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했다. 나도 그 영상을 보노라니 이거 수술해 버릴까 싶기도 했지만 나는 벌써 나이 26세에 뼈 교정은 쉽지 않은 그런 몸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나는 그리 심한 것도 아니다 (물론 나는 거울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 수치가 급증하지만..)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이것이 내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안녕하세요, 벌써 저 글을 쓴 게 5년 전인데 그 나이를 지금 살고 계시는 분이군요! 반갑습니다. 사실 운동을 한 덕택에 체중이 한 4~5 kg 늘었고 특히 상체에 뭔가 변화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오목가슴이 해결되는 건 아니었어요. 다만, 확실히 운동을 덕분에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의 자세가 예전보다는 더 좋아 보인다는 거에요. 보통 오목가슴인 사람들이 어깨나 가슴이 굽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운동을 하다보니 조금 펴지면서 외견상 좋아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수술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로 성장한 성인의 골격을 다른 사람과 같이 바꿔놓는다는 게 저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요, 단지 수술이 필요한 사람은 오목가슴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술로 개선도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이 나이에 수술을 받으면서 감내해야 할 시간적, 정신적, 육체적 손해가 결코 적지 않잖아요. 그리고 이 가슴의 형태에 따르는 스트레스는 몇 년이 지나면 차츰 사그라들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한창 스트레스 받았던 5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긍정하며 살고 있답니다. 물론 매력적이지 않다고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람의 매력이 가슴뼈에만 달린 것은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이 가지지 않은 소중한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자구요. 아참, 참고로 네덜란드의 유명한 수영 선수인 피터르 판 덴 호헨반트(Pieter Van den Hoohenband)를 찾아보세요 :)
안녕하세요. 오목가슴인 26세 남자입니다. 검색하다가 들어왔는대요. 잘지내고계시나요? 요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네요 ㅠㅠ.. 26세에 수술은 너무 늦은건가요?? 저도 말랐고 운동해도 가슴쪽은 별로 티가 안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