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임에도 학교 갔다 오느라 늦게 집에 와서 뭔가 출출하다 싶어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TV에서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가 방영되고 있지 않은가. 이름만 들어보고 말았던 영화였는데 그냥 조금 시선을 주다가 이내 계속 보게 되었다. 급기야 라면을 거실로 가지고 와서 먹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하던 작업을 멈추시고는 나처럼 TV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계셨다. (사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아버지와 나의 TV 취향 혹은 버릇은 좀 비슷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부당거래'라는 제목 자체를 잘 지어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부당거래는 부당거래를 낳는다. 이 영화의 결론은 이런 것 같다. 이 세상의 상하귀천을 막론한 모든 부류 (검찰로 대변되는 상류층, 경찰과 언론으로 대변되는 상류층이 아닌 사람들, 조폭으로 대편되는 하류층) 는 더럽게 연결되어 있다. 마음 편히 살려면 이런 치졸하고 더러운 사회악과는 애초부터 거리를 두는 게 상책이라는 것. 그런데 만일 당신이 상류층이라면 그걸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런데 진짜 사회가 저런 거야? 누가 좀 아니라고 해봐. 주님, 이건 가짜죠?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