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소개
Introduction of the website
fluorF 소개
Introduction of fluorF
새로운 소식
News
하루 이야기
Daily essay
글
Articles
사진첩
Album
방명록
Guestbook
하루 이야기
Daily essay
연도별 책갈피
today 2024 2023 2022 2021 2020 2019 2018 2017 2016 2015 2014 2013 2012 2011 2010 2009 2008 2007 2006 2005 2004어제(25일) 오후 1시 30분경에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정확히 오후 3시에 집에 도착했다. (만안구 사시는 분들, 안양역으로 가는 것보다 KTX 광명역으로 간 뒤 버스를 타는 게 훨씬 낫습니다!) 독일에서 몇몇 사는 바람에 짐 무게가 커져 오가는데 다소 힘들었지만 상관 없었다. 한국 날씨는 여전히 무덥네.
마인츠(Mainz)에서 보낸 지난 일주일은 참 좋았다. 먹는 면에서도 무척 즐거웠는데 일주일 내내 슈니첼과 소시지, 슈바인학센같은 독일 음식들로만 배를 채웠다. 원래 외국 나가서는 외국 음식 아닌 것을 찾는 편이 아니라서 한식이나 패스트푸트 음식을 독일 체류 중에 먹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하나 사먹은 맥랩(McWrap) 하나 빼고 매우 성공적이었다. 맥주와 와인도 빼놓을 수 없다. 거의 매 끼니때마다 맥주를 마신 것 같다. 진환이가 유럽 여행할 때 매일같이 술을 1L 마셨다기에 술 좀 그만 마시라고 핀잔을 주었는데, 정작 나도 이번에는 독일에 와서 엄청나게 마셔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물이 더 비싸고, 물이 그렇다고 맛있는 것도 아니고 시원하지도 않아서 결국 맥주를 자꾸 찾게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난 주는 마인츠 시민들도 황당해 할만큼 유례없이 무더운 날들이었는지라 자꾸 뭔가 마실 것을 찾게 되었고 결국 맥주로 귀결이 되었다.
내가 참석한 학회는 ILCC, 즉 국제액정학회(International Liquid Crystal Conference)이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이 학회는 비교적 액정학회에서는 권위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학회장이었던 라인골트할러(Rheingoldhalle)에 찾아왔고, 많은 강연이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내가 액정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는데다가 내 주요한 연구주제가 액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라 강연의 내용을 100% 이해하며 흥미있게 들은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주제를 접한다는게 그리 불편한 것은 아니었다. 화요일 저녁에 ILCC의 하위 심포지아로 속한 한-독 교류협력 프로그램인 IRTG 세션의 포스터 발표가 있어서 거기에 참석해서 간만에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액정학회라서 내가 하는 주제에 다소 생소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몇몇 질문들을 받아 답하고 그랬다. 놀라운 것은 여기는 독일인지라 포스터 발표장에서 맥주잔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도 포스터 발표 중에 두 잔이나 마셨다. 이런 학회는 또 처음이었다.
학회 마지막 사흘은 하위 심포지아인 IRTG 세션이 없었던 날들이므로 학회에서 혹은 우리끼리 자발적으로 계획된 여행일정을 따라 마인츠와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구경을 갔다. 수요일에는 라인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로렐라이 근처까지 갔다오는 뱃놀이를 했는데 배 규모도 엄청 컸고 밥과 맥주도 다 맛있었다. 가기 전에 몇몇 선배들이 별로였다 얘기해서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목요일에는 교수님들과 다른 방 학생들을 모아 하이델베르크로 기차를 타고 건너가 여행을 즐겼는데, 멋진 시내 경관과 분위기에 매료되었다. 그날 밤에 마인츠 공원에서 와인 페스티벌이 있어서 새벽 3시가 다 되도록 와인을 마셨는데 다음날 숙취 때문에 조금 곤란하긴 했다 :)
이 얘기를 뺴 놓을 수 없을 것이다. IRTG 및 DAAD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으로 왔다 간 마인츠 대학 독일 학생들이 마인츠에 여전히 많이 머물고 있다. 이 사람들이 한국에 왔을 때 우리가 해 준 것이 그리 많았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으나 독일에 있는 동안 여행과 쇼핑에 큰 도움을 주고 헌신적으로 잘 대해주어 무척이나 고마웠다. 별로 해 준 것이 없는데 과분한 친절을 받고 돌아가는 것 같아 오히려 미안하다. 다음에 기회가 되어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되거나 내가 다시 독일에 가는 일이 있으면 꼭 더 큰 것으로 보답해 주고 싶다.
아직 내가 한국에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이지만 곧 아침에 교회를 가고 한국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어느새 독일에 있었던 지난 시간이 더 어색하게 느껴지긴 할 것이다. 즐거운 일주일이었다. 이런 기회를 주심에 항상 감사하면서 또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