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머니, 안나와 함께 이안 감독의 최근 개봉작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를 3D로 봤다. 처음으로 보는 3D 영화라서 걱정이 다소 있었지만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단 2시간여의 상영 시간이 끝나고 난 뒤의 결론부터 전한다. 모두에게 진지하게 권한다. 이 영화는 내가 지금까지 본 영화 중 최고의 영화다! 그동안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자리를 10여년간 지키고 있던 '시카고(Chicago)'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젠 '라이프 오브 파이'에게 그 자리를 넘겨줘야할 것 같다. 황홀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인도의 다양한 문화적 색깔, 원전에서 입증된 바 있는 뛰어난 서사 전개와 더불어 이 영화가 함의하고 있는 주제들, 곧 종교와 인간, 대립과 공존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이 영화가 얼마나 위대한지 모두가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이 무척 많았다. 레미제라블을 보고 나는 영화관에서 박수를 쳤지만, 이 영화는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스크린을 쳐다볼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뭔가 마법에 홀린 것 같았다. 영화 한 편을 보고 이렇게 기분 좋은 경이로움을 느끼며 집에 돌아온 적은 시카고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이 영화는 반드시 거듭 볼 영화이며 책으로든 DVD로든 어떤 형태로든 다시 만나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