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씩 나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하늘을 찌른 몇 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꽤나 착실하고 안정된, 그리고 꽤나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다. 내 앞길을 막은 것들은 모두 하나님의 섭리로 해소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또 그것에만 매달리는 것이 오히려 덜 기독교적이라고 생각한 나는 나 나름으로도 열심히 노력한 뒤에 마지막 맺음으로써 기도를 올리곤 했다. (개인적으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긴다고 하는 사람을 정말 혐오한다.) 사실 어느 누구도 내 삶을 가리켜 아쉽다든지, 실패했다든지, 혹은 엇나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의 삶에는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완전히 처음부터 실패했음을 자인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오늘 심각한 낭패감과 좌절감을 느끼며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렸음을 느끼고 있다. 너무 미안하고, 후회되고, 이젠 별 수 없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신은 공평하다더니, 그게 사실인 것 같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